[문학예술]청년백수, 비루한 일상을 미행하다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취업준비생의 수상한 모험담을 통해 청년실업이 만연한 사회의 풍경을 그려낸 ‘부코스키가 간다’로 제2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한재호 씨. 사진 제공 창비
취업준비생의 수상한 모험담을 통해 청년실업이 만연한 사회의 풍경을 그려낸 ‘부코스키가 간다’로 제2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한재호 씨. 사진 제공 창비
◇ 부코스키가 간다/한재호 지음/232쪽·9800원·창비

비 내리는 날이면 오전 9시경 가게 문을 닫고 어디론가 외출한다는 ‘부코스키’라는 남자. 우연히 이 남자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된 주인공 ‘나’는 하잘것없는 호기심과 동거 중인 여자친구의 강력한 부추김에 힘입어 비 오는 날마다 그를 미행하게 된다. 어떤 특이한 사연이 숨겨져 있을 거라는 확신, 그리고 ‘부코스키’란 이름에서부터 나는 수상쩍은 냄새…. 하지만 부코스키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는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 대신 그 과정을 통해서 주인공 ‘나’와 ‘거북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여자친구의 변변찮은 하루하루만 노정된다.

제2회 창비장편소설 수상작인 이 소설은 청년실업이 만연한 사회에서 취업준비생으로 살아가는 청춘들의 비루한 삶을 ‘부코스키 미행’이란 사건을 중심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명품가방을 걸치고 브런치를 즐기며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벌어들이는 것은 없어도 소비만큼은 다른 세대 부럽지 않은 큰손 역할을 한다던 ‘신세대’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걸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소설은 한때의 그 ‘신세대’들이 사라진 자리를 채운 청년백수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뭬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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