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알맞은 카메라는 어떤 것일까?
한 달이 멀다 하고 새로운 기종이 쏟아져 나오는 카메라들 앞에서 난감하다.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카메라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콤팩트 카메라의 숫자를 세어 봤더니 삼성 VLUU 시리즈 13종, 캐논 IXUS 시리즈 10종 및 파워샷 9종, 소니 사이버샷 22종, 올림푸스 뮤 시리즈 25종, FE 시리즈 16종, X 시리즈 11종, 니콘 쿨픽스 시리즈 24종이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카메라 회사와 예전 기종으로 홈페이지에선 사라졌으나 시중에 유통되는 기종까지 합한다면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가는 일.
다양하게 선보이는 카메라 가운데 용도나 가격대별로 가장 적합한 제품을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 용도부터 정하라
카메라를 고르려면 우선 가격, 기종, 브랜드 등을 고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다. 어디에 쓰려는지 용도가 정해지면 큰 카메라를 살지 작은 카메라를 살지 판단이 쉽고 일단 그것이 정해지면 무슨 기종을 골라야 할지만 남는다. 아날로그 카메라는 10년을 써도 신기종에 대한 아쉬움이 작은데 디지털 카메라는 아무리 좋은 기종도 3년이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금방 구식이 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요즘 디지털 카메라는 종류에 관계없이 어떻게 잘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관건이 됐다.
한번 사서 신기종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전문가처럼 카메라를 자주 쓸 생각이면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약간 비싸더라도 성능이 좋은 최신 기종을 사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카메라를 자주 쓰지 않거나 일상생활에서 사진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땐 굳이 신형을 사느니 구형을 싸게 사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참고로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카메라 가격은 매년 중형은 15%, 콤팩트 모델은 20% 정도씩 떨어진다. 이때를 이용하면 아주 싼 가격으로 카메라를 살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된 것을 사면 제품 생산이 중단돼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때 부품 조달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정품을 사는 것이 좋다.
○ DSLR냐, 콤팩트 카메라냐?
콤팩트 카메라와 DSLR 카메라는 화질에서 차이가 난다. 이미지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의 품질, 렌즈 성능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반도체로 아날로그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이미지 프로세서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이미지 센서를 통해 들어온 신호를 가공해 적정한 색깔을 유지하도록 색 가공을 하는 장치다.
카메라 제조사마다 색감이 조금씩 다른 것은 각각 이를 만드는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의 이미지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서는 색감을 더욱 향상시키는데 사용자들의 반응도 민감하다.
이는 시장점유율에도 영향을 끼쳐 한번 시장을 장악하면 수십 년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아날로그 카메라와는 달리 계속해서 신기술이 접목된 카메라를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어느 카메라 회사도 오래 우위를 점할 수 없음을 뜻한다. 대체로 고급 카메라일수록 렌즈가 크고 교체가 가능하다. 연사속도(사진이 계속해서 찍히는 속도)도 빠르다.
하지만 DSLR 카메라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이미지 센서 크기를 줄이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센서 크기를 키우면서 기술이 진보하는데 갈수록 색을 수용하는 노출관용도가 커지고 노이즈는 줄어들면서 피사체를 우수하게 재현하는 추세다.
똑같은 1000만 화소의 카메라라도 DSLR 카메라의 화질이 콤팩트 카메라보다 뛰어난 것도 결국 센서 크기 때문이다. 작은 카메라에 큰 부품을 넣기는 어려운 법.
사진기자나 작가들처럼 순간 포착이나 찍기 어려운 자연현상, 풍경 등을 찍어서 보도하거나 작품으로 남기려면 큰 카메라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냥 일상의 풍경이나 인물을 여유를 가지고 나만을 위해 찍는다면 고급형 카메라는 필요 없다. 카메라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굳이 차이를 밝힌 것일 뿐 콤팩트 카메라도 나름의 진화를 거쳐 고급 카메라의 기능을 많이 갖추었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콤팩트 카메라만 사용해도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 어떤 기종을 고를까?
콤팩트 카메라는 다양한 모드가 제공되고 동영상 기능, 광학 줌 기능이 있으면 대체로 무난하다. 자동으로 찍을 때는 각각의 장면마다 그 특징을 최대한으로 살려줄 수 있는 노을, 인물, 불꽃 등 사진을 살릴 수 있는 장면모드가 많으면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최적의 장면을 담기 쉽다. 광학 줌의 배율이 좋아도 콤팩트 카메라는 작아서 흔들리기 쉬운 만큼 받침대를 사용해야만 안정적이다. 디자인과 색깔은 주관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각자의 판단에 따라 고르면 무리가 없다. 콤팩트 카메라는 대부분 동영상 기능을 갖춘 만큼 어느 수준의 고화질 동영상이 지원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DSLR 카메라도 가격대에 따라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주변 사용자들로부터 정보를 얻거나, 본인이 카메라 메커니즘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다면 인터넷에 있는 카메라 브랜드별 기종별 동호인 클럽을 찾아 정보를 얻고 판단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지식이 없다면 시장점유율을 살펴 인기 있는 보급형 기종부터 시작해 DSLR 카메라의 속성을 익힌 다음 고급 신제품 기종이 나왔을 때 바로 사서 쓰는 것이 오랫동안 카메라에 싫증을 내지 않으면서 잘 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