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章(장)은 교육의 전체 과정을 말한 것이 아니다. 쉽고 얕은 것을 먼저 하고 어렵고 깊은 것을 나중에 하는 순서를 개괄했다. ‘禮記(예기)’ ‘內則(내측)’에도 ‘열 살이면 어린이 거동을 배우고, 열세 살이면 음악을 배우고 시를 외며, 스무 살 이후에 예를 배운다’고 했다. 특정 나이에 특정 과목을 배우라는 뜻은 아니다. 목은 이색은 이 章을 進講(진강)한 뒤 시를 지었다. “君師(군사)가 푯대 세워 백성을 교화한 말씀이, 오늘날 환하게 후인을 깨우친다.”
‘대학’에서 말했듯 처음, 중간, 끝의 얻음이 있고, ‘논어’에서 말했듯 선왕의 詩와 禮와 樂을 차례로 익히면, 性情(성정)이 화평하여 사특함 없는 때가 오고, 찌꺼기 사라져 道(도)를 좇는 봄을 맞게 되며, 삼백 가지 예법과 삼천 가지 예절이 위아래로 통하여, 홀로 있든 여럿이 있든 神明(신명)을 대하게 되리라.”
禮와 樂은 상보적이다. 禮 가운데 樂이 있고 樂 가운데 禮가 있다. 하지만 詩에서 감흥을 얻지 못하고 대번에 禮를 익히면 그 禮는 형식적 구속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논어’는 감성 교육의 중요성을 說破(설파)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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