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고대 그리스 희극 번안…국립극단 ‘새 새’ 3~10일 공연

  • 입력 2009년 4월 2일 02시 58분


온갖 세금과 법이 싫어 새들의 세상으로 떠났지만 다시 신과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인간의 권력욕을 풍자한 ‘새 새’. 사진 제공 국립극장
온갖 세금과 법이 싫어 새들의 세상으로 떠났지만 다시 신과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인간의 권력욕을 풍자한 ‘새 새’. 사진 제공 국립극장
고대 그리스 정치풍자극이 대형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예술감독 최치림)이 3∼1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1500석 규모)에서 공연하는 ‘새 새(New Birds)’이다. 이 작품은 기원전 5세기에 활약한 그리스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풍자희극 ‘새’를 번안한 작품이다.

‘새’는 복잡한 인간세상을 피해 새들의 세계로 피신한 사람이 신들의 세계와 인간 세계의 소통을 차단함으로써 권력의 노예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형택 서울예대 연극과 교수가 번안·연출한 ‘새 새’는 고대 아테네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현대의 한국 상황으로 바꾸었다. 3명의 배우가 번갈아 맡았던 배역도 늘려 70여 명이 출연하는 대작이 됐다.

25명의 성인·유아 합창단과 10명의 반주단이 그리스 고전연극에서 빠지지 않는 코러스 역할을 한다. 다채로운 춤과 노래가 가미돼 뮤지컬에 가까운 작품이 됐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여신들은 화려한 와이어 공중액션을 보여준다.

장설득(서상원) 오희망(이상직)이 세운 ‘구름 뻐꾹 나라’로 몰려드는 부패한 인간군상을 예술가, 점쟁이, 공무원, 검사, 국회의원 등 한국형 신(新)오적으로 바꿔 풍자한다. 하지만 실존 인물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는 원작의 신랄함에는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취임 후 첫 작품을 선보이는 최치림 예술감독은 “6세의 어린이 합창단원부터 사제 역을 맡은 80대의 백성희 선생까지 출연진의 다양한 연령만큼 다양한 세대가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2만∼7만 원. 02-2280-4115∼6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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