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한예서( 본명 양혜란)는 ‘독특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할 것 같다. 외모는 강렬하고 자극적이지만, 음악은 귀엽고 사랑스럽다.
23일 데뷔싱글 ‘넘버 제로’를 들고 스포츠동아를 찾은 한예서는 머리모양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옆머리를 삭발수준으로 짧게 자른 이른바 모히칸 스타일에 뒷머리는 말총머리로 길러 은회색으로 염색했다.
의상은 가슴골이 드러나는 상의에 쇼트팬츠로 시원한 각선미를 드러냈다. 파격적인 외향은 ‘비주얼 쇼크’라 설명했다. 한예서란 예명은 ‘큰 바다에서 큰일을 이뤄낸다’, ‘바다 같은 아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평소 튀는 패션을 좋아해, 몸에 붙는 스키니 스타일이나 노출이 과감한 의상, 여성스럽기보다 강렬한 스타일을 좋아했다는 한예서는 삭발은 다소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부분 삭발이지만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삭발도 언제 한번 해보겠느냐’ 생각했죠. 삭발은 또 차츰 머리를 기르면서 여러 모습 보여줄 수 있잖아요?”
데뷔곡 ‘넘버 제로’도 외모만큼이나 튄다. 음악스타일은 디스코 요소가 들어간 70∼80년대 펑키 음악이지만, 가사를 잘 들어보면, 펑키나 록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스타일을 무색하게 만드는 방귀를 소재로 한 곡이다. 넘버 제로는, 대변을 넘버 원, 소변을 넘버 투로 부르는 미국의 젊은 여성들의 은어에서 따온 말이다.
“예쁜 여자, 섹시한 여자는 방귀도 안 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넘버 제로’는 쿨한 여성을 상징해요. 저도 솔직한 면을 보여주고 싶은 의도도 있고요. 강한 제 스타일로 인해 제 성격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시지만, 전 털털한 편이에요.”
하지만 비주얼이 너무 튀면 음악이 묻히기 마련이다.
“요즘엔 ‘보는’ 음악을 좋아해요. 신인이 처음부터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대중과 친해지기 힘들지 않겠어요? ‘한예서’라는 아이콘으로 먼저 대중에 다가가서 나중에 하고 싶은 음악을 서서히 보여주려고요.”
한예서는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뮤지컬을 배웠고,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해서도 뮤지컬 배우로, 또 스태프로 활동했다. 그러다 우연히 가수 오디션에 참가했다 3년의 연습생 생활 끝에 최근 ‘네온 레인보우’로 데뷔했다.
“노래뿐만 아니라 뮤지컬 배우, 교수도 하고 싶고 공연사업도 하고 싶어요. 전 꿈이 많아요. 지금은 가수로 시작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후 천천히 꿈들을 이뤄갈겁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