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상의 푸드 다이어리]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뉴질랜드 미각여행’

  • 입력 2009년 4월 8일 07시 31분


뉴질랜드 無의 요리법…자연을 먹는다

뉴질랜드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키위와 양고기 정도다.

뉴질랜드 음식은 그 만큼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편이다.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뉴질랜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24일까지 진행하는 ‘뉴질랜드 미각여행’이 그 것이다.

총 지휘는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나 ‘뉴질랜드 올해의 주방장’상을 받은 실력파 셰프 데이먼 맥기니스(Damon Mcginnis) 씨가 맡았다.

그가 말하는 뉴질랜드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깨끗한 자연에서 나온 식자재를 그대로 살리는 요리법이다.

소고기, 양고기, 해산물이 풍부한 뉴질랜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역사와 전통이 짧아 대표할 수 있는 전통 음식을 내세우는 데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대신 최고의 청정 자연이 선사한 식자재에 양념의 가미를 최소화하고, 심플하면서 모던한 요리법으로 미각을 돋우는 요리가 최고라고 설명한다.

으깬 쿠마라를 곁들인 뉴질랜드산 소고기 안심구이, 칠리잼과 연어알을 곁들인 그린홍합 튀김은 이런 색깔을 고스란히 나타내는 대표적인 요리다.

마오리족이 즐겨 먹는 고구마과의 쿠마라와 소고기를 믹스한 안심 구이는 기가 막힌 맛을 선사한다. 천혜의 조건에서 자란 소고기의 육질이라 할만 하다. 뉴질랜드 소고기 등급은 한우처럼 육질과 마블링 등을 보고 등급을 나누지 않고 나이와 성별을 보고 프라임 스티어(어릴 때 거세한 수소), 헤이퍼(영구치 6개 이하 미경산 암소), 카우(영구치 6개 이상 암소), 불(수소), 셀렉티드 영 비프(영구치 4개 이하, 목초 사육)로만 구분한다.

“뉴질랜드 소는 천혜의 조건에서 자라 육질이 좋다”는 뉴질랜드식육양모협회의 설명이 새삼 온 몸으로 느껴진다.

해산물이 풍부한 뉴질랜드의 수출 품목으로 그린홍합 또한 유명하다. 연어알을 올린 그린홍합 튀김을 칠리잼에 찍어 먹는 요리는 자연을 먹는 느낌이다.

전통 음식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즐겨먹는 ‘항이’라는 요리가 있다. 땅에 큰 구멍을 파고→나뭇가지로 피운 불 위에 돌을 올리고→그 위에 고기 생선 야채 홍합 등을 올리고→이를 잎사귀로 감싸고→다시 흙을 덮고→돌 위에 물을 뿌려 증기로 음식을 익혀 만드는 항이는 요리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천천히 기다리면 훈제향이 근사하게 벤 음식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땅 속에 천연 오븐을 만든 아이디어 또한 놀랍다.

뉴질랜드에서 즐겨먹는 음식으로 바비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서양 바비큐와는 좀 차이가 있다. 맥기니스 셰프는 “브라운 소스에 동양에서 많이 쓰는 오양을 섞고, 파, 마늘, 고수 등을 넣는 등 오리엔탈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한 게 차별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 뉴질랜드산 키위와 프리미엄 보드카의 앙상블로 탄생시킨 스타터를 추천한다.

국내서도 인기 있는 키위를 캔디처럼 바삭하게 한 뒤 이 위에 ‘42빌로우’보드카로 만든 젤리를 얹은 요리는 이색적이다.

뉴질랜드의 미각이 궁금하다면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스카이라운지로 예약하면 된다. 02-3430-8630‘

글 사진=이길상 기자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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