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5가지 키워드로 본 발레 ‘라 바야데르’

  • 입력 2009년 4월 9일 03시 01분


유니버설발레단이 5년 주기로 선보이는 발레 ‘라 바야데르’는 1999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된 후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다. ‘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사원의 무희’라는 뜻. 인도 사원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공주 감자티의 삼각관계를 다뤘다. 130여 명의 출연진, 의상만 400벌이 넘는 대형 발레 ‘라 바야데르’를 △마임 △황금신상 △32인 군무 △코끼리 △악녀 등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펴봤다.


[1] 마임-몸짓으로 푸는 상황 이해의 ‘열쇠’

이 작품에는 흐느적거리는 듯한 인도 춤동작과 팬터마임이 자주 등장한다. 뜻을 모르면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 정도. 왼손은 가슴에, 오른팔은 쭉 펴 하늘을 찌르는 동작은 ‘맹세’(사진①)의 뜻. 전사 솔로르가 니키아에게 사랑을 맹세할 때 쓰인다. 왼손은 가슴에, 오른손은 이마에 갖다 대는 ‘인사’(사진②) 동작은 특히 자주 나오니 알아두면 좋다. 솔로르와 결혼을 맹세한 감자티가 니키아를 향해 주먹을 쥐고 손등을 들이대는 것은 ‘죽음’(사진③)을 의미한다.

손바닥을 입에 갖다 대는 건 ‘비밀’(사진④)이라는 의미로 브라민이 라자왕에게 니키아와 솔로르의 금지된 사랑을 고자질할 때 나온다. 양손을 엇갈려 교차하는 것은 ‘결혼’(사진⑤)을, 양손을 쇄골 아래에 갖다 대는 것은 ‘복종’(사진⑥)을 의미한다.

[2] 황금신상-온몸에 금가루… 눈부신 메이크업 압권

2막 결혼식 장면에서 2분가량 등장한다. 온몸을 금가루로 칠한 채 좁은 무대에서 큰 원을 그리는 마네즈와 높게 점프하는 그랑 바트망 등 남자 솔로의 테크닉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명장면이다. 춤만큼 놀라운 것은 눈부신 황금 분장이다. 치마와 목걸이만 걸친 채 전신을 골드메탈 파우더와 오일로 칠하는 특수 메이크업에만 50분 가까이 걸린다. 무대 바닥뿐만 아니라 집에 가도 온몸에서 가루가 나올 정도로 무용수에게는 고역이다.

[3] 32인 군무-엄청난 체력 요하는 고난도의 춤

1막 사원의 춤과 스카프 댄스, 2막 앵무새춤과 부채춤에 이어 3막에 등장하는 군무다. 튀튀라고 불리는 흰색 발레복과 스카프를 두른 32명의 망령이 경사진 언덕을 타고 한 명씩 줄지어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맨 앞 무용수는 같은 동작을 경사진 언덕에서 38번이나 반복한다. 문훈숙 단장은 “이 춤은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고 피날레에 갈수록 춤의 속도가 빨라지는 고난도의 춤”이라고 말했다.

[4] 코끼리-6명의 스태프가 움직이는 대형동물

코브라 독사와 함께 무대에 등장하는 동물 중 하나다. 2m가 넘는 높이에 코 길이만 1m, 무게 200kg인 코끼리는 코도 움직이고 귀도 펄럭거린다. 골격은 알루미늄, 피부는 고무 재질로 만들고 몸통 안에는 6명의 스태프가 들어가 머리와 귀, 코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2막 결혼축하연 장면에서 감자티와 결혼하는 전사 솔로르가 타고 나온다.

[5] 악녀-표독스럽고 고혹적인 매력의 캐릭터

니키아와 솔로르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악녀 감자티가 있다. 공주 감자티는 돈과 권력 등 모든 것을 가졌지만 사랑을 갖지 못해 파멸하는 여인이다. 때론 표독스럽고, 때론 고혹적인 감자티 역에는 이상은 한서혜 강미선 등이 출연한다. 17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1만∼10만 원. 070-7124-1732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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