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신부들

  • 입력 2009년 4월 10일 02시 55분


“음악은 마음의 위안” 성스러운 하모니 ‘더 프리스츠’

《노래하는 신부들이 빚어낸 ‘성스러운 하모니’는 보통 사람들의 지친 일상을 위로했다. 북아일랜드 출신 유진 오헤이건(48) 마틴 오헤이건(45) 데이비드 딜러지(44) 신부로 구성된 ‘더 프리스츠(The Priests)’는 지난해 말 데뷔 앨범을 냈다. 앨범 발매 전 이들이 내건 조건은 신부의 본분을 최우선으로 하고 음반 수익금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쓴다는 것. 지난해 11월 북아일랜드 아마 대성당에서 열린 공연 실황을 담은 DVD가 최근 출시됐다. 유진 신부를 e메일로 만났다.》

―앨범 발매 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20만 장이 넘게 팔렸고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신들의 노래를 이처럼 좋아하는 까닭은 뭘까.

“솔직히 깜짝 놀랐다. 안 그래도 우리가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사랑 받은 이유가 뭘까 생각했다. 우선 모두 잘 아는 익숙한 곡을 우리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 관심을 끈 것 같다. 또 하나는 우리가 신부라는 점이다. 우리는 믿는 것만을 노래한다. 그런 노래는 가슴속에서 우러나온다. 그 힘은 대단하다. 힘들었을 때 우리가 부르는 노래가 우리에게도 위안을 줬다.”

―음악의 가치는 무엇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음악은 하나의 언어다. 음악은 그 어떤 사람의 인생도 표현할 수 있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두려움…. 음악은 모든 것을 그려낸다. 우울할 때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그 음악이 마음을 다독여준다. 또 음악은 인종과 국경, 종교, 정치적 견해와 별개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음악은 인간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 프리스츠’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굉장히’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다. 누구나 선물을 갖고 태어난다. 우리 세 사람에게 그 선물은 음악과 목소리다. 그러나 선물을 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포장을 뜯고 상자에서 꺼내어 그것을 사용해야 의미가 있듯이 우리도 음악의 선물을 받은 뒤 그 재능을 갈고닦았다. 연습할 때 힘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성숙했고, 선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모든 일은 그냥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소식은 들었는지….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과 희망을 줬다. 우리 노래 중에 ‘베네딕투스(Benedictus)’라는 곡이 있는데, 이는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김 추기경 같은 분을 위해 부르고 싶은 노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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