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평화로웠던 치세(治世)보다 몰락하는 왕조의 난세(亂世)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역사에 등장한 왕조 중 진, 서한, 동한, 위, 촉, 오, 당, 북송, 남송, 원, 명에 이르는 11개 왕조가 무너지는 과정에 제국의 수도 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조명했다.
환관에게 휘둘려 국정을 외면한 황제 호해(진시황제의 둘째 아들)의 진을 멸망시킨 유방이 세운 서한. 그러나 서한도 후기에 이르자 황제의 권위가 약해지고 외척 세력이 강해졌다.
외척 중 왕망이라는 자가 무혈 정변으로 정권을 잡는다. 왕망은 전쟁으로 바닥난 국고, 급감한 노동력, 호족의 사유지가 된 국가 토지, 노비로 전락한 농민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국유화와 노비 매매 금지, 화폐 개혁이 지나치게 급속히 진행되면서 관료와 귀족이 반발했고 경제가 오히려 혼란에 빠졌다. 결국 황실 내부가 먼저 분열하고 서한은 농민군에 무너졌다.
저자는 칭기즈칸이 세운 원(元)은 칼로 중원을 평정했지만 무(武)만 중시하고 문(文)을 무시한 나머지 통치 방식이 억압적이어서 몰락했다고 말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