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북에서 춤과 음악이 흘러넘치는 공연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제3회 성남국제무용제(25일∼5월 2일)와 제8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5월 1∼16일).
성남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열리는 성남무용제는 2007년까지 매년 가을에 열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작품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첫 격년제 행사로 바뀌면서 개최시기도 가을에서 봄으로 앞당겼다. 올해 축제는 해외 8개국 10개 단체와 국내 30개 단체가 참가했다.
전야제 행사로 24일 성남모란시장과 남한산성 야외무대에서 댄스시어터아일랜드가 ‘블록파티’로 무료 거리공연을 한다. 6명의 무용수와 3명의 음악가가 대형 블록을 쌓으며 신나는 춤과 음악을 선사한다.
개막작은 세계적 발레무용수들의 춤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월드스타 갈라 공연’(26일 오후 6시 오페라하우스)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수진 씨와 제이슨 레일리 씨가 영국이 낳은 세계적 안무가 존 크랭코의 파드되를 위한 소품 ‘레전드’를 국내 초연한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안나 안토니체바, 네덜란드 댄스시어터의 원진영,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의 박세은, 국립그르노블 무용센터 주역무용수 출신 김희진,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 출신 이원국 씨의 춤도 감상할 수 있다.
독일 알토발레시어터 에센의 록발레 ‘퀸’(29일 오후 8시 오페라하우스)도 기대작이다. 이 작품은 록그룹 퀸의 음악과 클래식 발레를 접목시켜 유럽에서 인기를 모았다. 031-783-8235
의정부 예술의 전당을 중심으로 열리는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문화관광부축제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부터 국제극예술협회(ITI) 공식후원행사가 됐다. 올해는 관객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전체 공연의 80%가량을 무료공연으로 선보이는 한편 관객이 공연을 본 뒤 1000원에서 1만 원까지 원하는 만큼 관람료를 지불하는 희망티켓제를 도입했다.
해외공식초청작 6편 중 각각 의정부 예술의 전당 앞마당과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야외공연으로 열리는 ‘필드’(2일)와 폐막작 ‘맥베스’(15,16일)는 무료공연으로 볼 수 있다. 호주의 스트레인지 프루트 극단의 ‘필드’는 바람에 흔들리는 밀밭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8명의 배우들이 4m 높이의 장대 위에서 몸을 굽히고 회전하면서 주변 풍광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폴란드 비우로 포드로지 극단의 ‘맥베스’는 횃불이 타오르는 무대에서 장대와 오토바이를 동원해 장엄하면서도 긴장감 가득한 무대를 선물한다.
의정부음악극축제사무국의 첫 창작지원작인 멀티미디어 음악극 ‘두 번째 세계’(3일 소극장)와 이탈리아 성악과 일본 가곡이 어우러진 ‘인어공주’(9,10일 대극장)는 희망티켓제로 공연한다. 수몰지구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이야기를 다룬 ‘두 번째…’는 배우의 동작을 따라 움직이는 물고기 동영상과 미리 녹음한 관객의 목소리를 음향효과로 변형시키는 등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정서의 결합을 시도했다.
서커스와 코미디를 접목한 캐나다 서커스 공연팀 ‘7손가락’의 개막작 ‘로프트’(1, 2일 대극장)와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노르웨이 음악극 ‘컨벤트’(5, 6일 소극장)도 기대작이다. 특히 알프스 산맥의 수녀원을 무대로 한 ‘컨벤트’는 스위스 베른 지역 방언을 토대로 새로 만든 ‘난센스 랭귀지’로 이뤄져 대사보다는 무용과 아카펠라 중심의 음악을 통해 관객과 의사소통을 꾀한 작품이다. 031-828-5897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