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는 고대사를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로만 보는 관점의 산물이다. 저자는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기 100여 년 전까지 존재한 가야 600년의 역사가 홀대받아 왔다고 말한다.
가야는 아라가야, 고령가야, 대가야 등 여섯 가야가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얘기다. 삼국지 동이(東夷)전과 삼국사기, 일본서기에 따르면 가야 지역에 12개 이상의 나라가 독립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인제대 교수인 저자는 가야에 얽힌 수수께끼와 잘 알려지지 않은 가야의 역사를 유적, 유물, 문헌을 바탕으로 살핀다. 저자는 가야는 가라(加羅)에서 나온 말이고 가라는 마을을 뜻하는 옛말에서 유래했다고 말한다. 가락국(금관가야) 시조인 수로왕의 무덤인 경남 김해시 수로왕릉은 대형 고분이다. 그런데 수로왕이 묻힌 2세기 무덤 중 이렇게 높고 커다란 능이 발견된 적이 없다. 고고학적 상식으로 왕릉은 가짜일 수도 있다. 저자는 “그런 의문도 있지만 신라 문무왕이 661년에 대대적으로 정비했다는 삼국유사 기록으로 볼 때 수로왕릉이 후대에 확대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