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로 세상에 기쁨 노래로 세계에 우뚝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꿈꾼 후에’

소프라노 신영옥 씨 삶과 음악 여정 책으로 펴내

“기억하는 한 저는 늘 노래를 하고 있었어요. 모두 노래만을 위해 산 인생이었죠. 노래 이외의 것들이 맞지 않는다고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요. 음악은 내 인생이니까요.”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 씨(48·사진)가 노래에 바친 삶과 음악 여정을 담은 책 ‘꿈꾼 후에’(휘즈프레스)를 최근 냈다.

신 씨는 이 책에서 어릴 적 음악을 하게 된 계기, 줄리아드음악원 유학 시절의 어려움, 200 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고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입성한 일화 등을 털어놨다. 그는 어릴 때는 동네 전축가게 의자에 올라서서 재롱잔치를 벌이던 꼬마였고, ‘KBS 아기 노래회’ 최연소(3세) 입단 기록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 민속예술단 ‘리틀엔젤스’의 단원으로 세계 순회공연에 나서기도 했다. 신 씨는 “그때부터 노래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청소년기 일과표는 집, 학교, 연습, 레슨, 연주회의 반복이었다. 1970년 ‘동아음악콩쿠르’에서는 아리아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큰 실수를 했는데도 성악 부문에서 최초의 고교생 입상(3위) 기록을 남겼다. 줄리아드음악원 유학 때는 영어 발음을 지독하게 연습했는데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울기도 많이 울었다. 1990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입성하면서 그의 무대 인생은 도약하기 시작했다.

동양인 성악가가 세계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게 생소하던 1990년대 초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의 연출가는 첫 만남부터 인색하게 굴더니 못 미더운 탓인지 따로 오디션을 하겠다고 했다. 신 씨가 완벽한 노래와 연기를 선보이자 연출가는 말문이 막힌 듯했다. 그는 웃는 얼굴로 인사하고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다.

신 씨는 이 책에서 “어머니와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권유가 없었다면 노래보다 뮤지컬이나 무용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왜 노래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 볼티모어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았으며, 올해 서울 예술의 전당 ‘신년음악회’,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출연했다. 17일에는 콘서트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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