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현재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을 맡고 있는 선동열이 투수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그러니까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의 마무리를 맡고 있을때의 유명한 일화다.
당시에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해태가 선동열을 불펜에서 몸을 풀게 하는 건 대놓고 보여주는 ‘과시’였다.
또한, 바둑에서 유명한 대회인 도요타덴소배가 2003년에 처음으로 열리면서 렉서스 LS430을 우승 상품으로 내놓았다. 그러자 지하철 타는 것을 좋아하던 이창호가 면허를 따기 위해 운전 연습을 했다는 것은 바둑팬들 사이에서 ‘레전드(전설)’로 통한다.
다시 말하면, 이창호 9단은 당연히 우승을 염두에 두고 자동차를 받을 생각에 운전 연습을 미리해 ‘과시’한 것이다.
선동열과 이창호가 잘 나가던 시절 보여준 ‘과시’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따지고 보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렇듯 ‘자기 과시’를 생존을 향한 진화의 법칙으로 풀어가며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를 비교한 책이 발간됐다.
‘왜 그 사람이 더 잘나갈까’는 자기 과시를 발견함으로서 비로소 인간이 문화를 갖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사회적 파트너를 구하고 신분 상승을 꾀한다고 말한다. 결국 ‘자신을 과시하는 자가 살아남는 세상’이 어디서나 통하는 만고불변의 원칙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세상만사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과시’는 성공의 지름길이 되겠지만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시’는 허영이고 사치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인간의 과시 행위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보다도 기발하고 독창적이라고 말하며 ‘세상을 매혹시키는 자기 과시의 심리학’으로 풀어가지만 그런 ‘과시’를 잘못 이해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너 자신을 알라!”
◇왜 그 사람이 더 잘나갈까/ 마티아스 울ㆍ에카르트 볼란트 지음 · 박규호 옮김/ 1만3800원/ 288쪽/ 국판 변형/ 서돌
김동석 동아닷컴 기자 kimgiz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