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최고의 밥맛을 내는 비밀은?

  • 입력 2009년 4월 20일 02시 57분


과학적으로 씻은 ‘씻어 나온 맛있는 쌀’ 영양 손실 작고 맛도 좋아. 씻을 때 깨지는 쌀,남은 쌀겨가 밥맛 떨어뜨려

밥맛이 좋으려면 일단 쌀이 좋아야 한다. 쌀은 산지, 벼의 품종, 재배여건, 수확시기에 따라 품질이 다르다. 좋은 쌀을 구해도 밥을 짓는 과정에서 밥맛이 달라지기도 한다. 쌀을 불리거나 익히는 물의 양, 뜸 들이는 정도는 쌀알의 씹는 맛이나 찰기를 좌우한다. 이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물기가 많은 질퍽한 밥인 ‘진밥’이 될 수도 있고, 물기가 없이 꼬들꼬들한 밥인 ‘두밥’이 될 수도 있다. 쌀을 씻는 방법은 밥의 맛, 색, 향은 물론이고 쌀알의 탄력을 좌우한다. 쌀을 씻어 밥솥에 넣고 물을 부은 후 버튼만 누르면 되는 게 쌀밥이지만, 이 과정 구석구석에는 밥맛을 결정짓는 과학이 숨어 있는 것이다.

○ 쌀알 표면에 남아있는 ‘쌀겨’가 밥맛을 결정해

밥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쌀을 씻어야 한다. 쌀의 표면을 확대해보면 벌집 모양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사이사이에 먼지와 쌀겨가 끼여 있기 때문이다. 먼지는 잘 씻겨 내려가지만 쌀겨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쌀 씻는 그릇에 넣고 박박 문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박박 문질러 씻는다고 해서 쌀겨가 모두 떨어져 나가지는 않는다. 일부는 떨어지고 일부는 남는다.

남아 있는 쌀겨는 밥맛을 떨어뜨린다. 입 안에서 까끌까끌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쌀알을 곱게 보존하면서 쌀겨를 확실하게 벗겨내기란 쉽지 않다. 이때는 손바닥으로 살짝 쥐었다가 펴면서 부드럽게 씻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이때도 쌀알은 보존되지만 쌀겨가 충분히 벗겨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씻은 물은 최대한 빠르게 버려야 한다. 쌀에 있는 전분은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강해서 씻은 물을 다시 흡수하기 때문에 밥맛이 떨어진다.

쌀은 물에 담그는 순간부터 물을 흡수하면서 표면이 약해진다. 이때 손으로 비벼 씻으면 쌀 표면에 상처가 나고 균열이 생겨 밥에 윤기가 떨어지고 씹는 맛이 나빠진다. 쌀알 겉에 있는 맛층도 파괴된다. 맛층은 쌀의 밥맛을 지켜주는 얇은 막이다. 파괴되면 그만큼 밥맛이 새어 나가는 셈이다.

씻는 과정에서 금이 가거나 깨진 쌀은 밥을 하고 나서도 탱글탱글한 밥알이 되지 못하고 깨끗한 색을 띠지 못한다. 깨진 부분으로 수용성 비타민인 나이아신과 비타민 B1이 손실될 뿐만 아니라 밥의 찰기, 윤기, 향도 감소한다.

햇빛에 노출되면 쌀이 건조해져 쉽게 금이 간다. 금 사이로 녹말이 새어 나와 쌀이 변질될 수 있다. 쌀은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항아리 등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숯, 마른 고추, 통마늘을 함께 넣어 보관하면 벌레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 ‘쌀뜨물’ 정화비용 하루 120억 원

쌀은 3, 4회 씻는 게 보통이다. 쌀을 씻을 때 나오는 뿌연 물을 ‘미감수(米감水)’, ‘미즙(米汁)’, ‘백수(白水)’라고 하는데 보통 ‘쌀뜨물’이라 부른다. 이 쌀뜨물에는 쌀에서 빠져 나온 비타민 B1· B2, 지질, 전분질 등이 녹아 있다.

쌀뜨물은 그냥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그러나 쌀뜨물이 하천에 들어가면 물에 용해된 산소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물고기 등 다른 생물이 살기가 힘들어진다. 쌀의 주성분인 전분(녹말)은 플랑크톤 등의 먹이가 되어 미생물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용존산소량이 줄어든다. 쌀뜨물에 들어 있는 인(P) 성분은 하천의 부영양화를 유발한다. 쌀뜨물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는 2200ppm. 물고기가 살 수 있는 BOD 5ppm 수준으로 정화하려면 쌀뜨물의 약 440배 물이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평균 207.7g. 4900만 명의 국민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쌀뜨물의 양은 약 5만7000t이다. 이를 정화하는 데 사용되는 물의 양만 약 2500만 t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120억 원이다.

○ 씻어 나온 쌀, 밥맛 좋고 환경보호까지

이런 맥락에서, 2004년 10월 환경오염을 줄이면서도 밥맛을 최대한 살린 쌀이 등장해 주목받았다. 쌀 표면에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쌀 씻기 전용기계를 사용해 지하 150m의 암반수로 15초 만에 쌀에 붙어 있는 먼지나 쌀겨를 벗겨내는 공정을 도입했다. 이름도 ‘씻어 나온 맛있는 쌀’이다. 별도로 쌀을 씻을 필요 없이 물을 부어 밥을 하면 되는데, 이런 편이성 때문에 떡집이나 급식소 등에서 인건비 절약을 위해 찾는 경우도 많다.

씻어 나온 쌀은 맛층이 살아 있고 밥맛을 떨어뜨리는 쌀겨가 없어 윤기가 흐르면서도 쫀득쫀득한 밥을 지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쌀알이 파괴되면 밥이 누런색을 띠는데 곱고 하얀 밥의 색도 잘 살아있다.

쌀을 씻을 때 소실되는 부분이 작아서 밥의 양도 많다는 것. ㈜오뚜기 중앙연구소 박성용 박사는 “훼손되거나 떠내려가는 쌀을 줄였더니 일반 쌀에 비해 약 4.3%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 쌀 20kg과 비교하면 약 860g(약 1800원, 밥 9공기 분량)을 아낄 수 있다는 셈이 나온다. 씻어 나온 쌀로 김밥을 만들면 10여 줄이 더 나올 수 있단 얘기.

박 박사는 “쌀을 씻은 물은 건조한 후 분말화해 가축의 사료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밥맛도 좋지만 쌀뜨물로 인한 수질오염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씻어 나온 맛있는 쌀’ 구입문의 www.ottogi.co.kr 080-433-8888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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