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쌀쌀한 아침과 이마에 살짝 땀이 맺힐 정도로 따뜻한 낮. 무르익은 봄의 일교차는 그만큼 크기 때문에 패션도 당연히 재킷을 덧입는 아침과 벗어버리는 오후의 느낌이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핸드백도 두 개씩 준비해 다닐 수는 없는 법. 봄에서 초여름으로 지나가는 계절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도 어느 옷에나 무난하게 잘 어울릴 수 있는 핸드백을 고르는 것이 이번 봄여름(SS) 시즌 핸드백 쇼핑의 관건이다.
○ 원색의 인기는 지속
빨강 노랑 등 작년 가을부터 패션계를 거세게 휩쓴 원색의 인기는 올여름까지도 이어질것으로 보인다. 이른 봄에 다소 톤이 죽었던 파스텔톤의 인기도 계속되겠지만 강렬해지는 햇볕만큼 원색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여러 원색을 사용해 디자인한 화려한 핸드백도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핸드백 브랜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페라가모에서 선보인 ‘소피아 백’은 파스텔보다는 좀 더 과감하고 원색보다는 다소 단정한 채도의 색 한 가지만을 사용한 핸드백이다. 외관에는 별다른 장식을 달지 않았지만 반짝이는 금속 소재의 잠금쇠를 달아 지루함을 피했다. 단순하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화사한 의상에는 잘 조화되고 무채색 의상에는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루이까또즈의 ‘툴루즈 라인 라일락 토트백’은 ‘정장에 잘 어울리는 핸드백’을 주제로 디자인한 가방이다. 보라색 단색으로 가방 전체를 통일했다. 다소 어두운 색깔이지만 정장 복장에 함께 맞춰 들면 차분한 느낌을 풍긴다. 다소 어두워 보일 수 있는 색이지만 표면에 광택이 있는 에나멜 처리를 해 밝은 느낌을 심었다.
강렬한 원색을 다양하게 사용해 한 번에 시선을 끌도록 디자인한 핸드백도 있다. 금강제화 매장에 가면 볼 수 있는 ‘금강 핸드백 스페셜 에디션’은 여성의 하이힐을 즐겨 그리는 화가 박영숙 씨와 협업을 통해 디자인된 제품이다. 화폭에 담긴 하이힐들이 핸드백에 그대로 전사(轉寫)되어 독특한 느낌을 연출한다.
○ 무채색은 무늬로 여름 표현
대세는 ‘원색’이지만 무채색, 또는 무채색에 가까운 색깔로 디자인한 ‘틈새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는 제품들도 분명 있다. 이런 제품들은 검정과 흰색의 조화나 명도를 달리한 색상으로 그림을 그려 넣어 원색이 줄 수 없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앤클라인 뉴욕의 ‘플라자 2 라인’은 검정과 흰색 딱 두 가지 색깔만을 줄무늬로 어지럽게 교차시켜 디자인했다. 얼룩말의 무늬를 연상시키는 이 제품은 무채색만을 사용해 뜨거운 여름 이미지를 풍긴다.
프리마클라쎄의 ‘지오 주타 에 보아’는 연한 베이지에 먹이 많이 섞인 짙은 베이지를 이용해 지도를 무늬로 그려 넣었다. 아래를 약간 볼록하게 만들어 수납공간을 넓혀 실용성을 살렸고 볼륨감까지 더해 밋밋해보이지 않도록 신경 썼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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