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맑음’이라는 회사명을 짓고 독립적으로 음악활동을 하는 가수 수호(29)가 클림트 전을 관람했다. 최근 소속사 없이 새 앨범 ‘러블리’를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 중이다. 클림트처럼 평생 동안 보고 느끼는 것을 잔잔하게 표현하는 게 그의 꿈이다.
- 클림트 전시의 느낌은 어땠나?
“처음에는 숨이 막혔다. 어릴 적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에 다녀온 느낌이랄까? 여성 편력이 있다고도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여자들의 섬세함을 선호한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여자들의 표정은 다양하다기보다 비슷하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베토벤 프리즈-시와 세상을 향한 입맞춤’이 좋았다. 처음에 그림을 봤을 때는 상상 속의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심히 보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자기만의 실제 세상을 표현했다. 사람들은 따로 따로 있는 것 같지만, 함께 노래 부르고 있다.”
-어떤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나?
“음악으로 따지면 컨트리 음악, R&B 힙합,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음악이 섞인 느낌이다. 화려한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황금빛 그림만 놓고 보면, 클림트는 나와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는데 화려하다기보다 편안했다.”
- 그림과 자신을 비교하자면?
“음악으로 나를 표현할 때, 나는 군주 같은 사람이 아니라 합창을 하는 저 사람들의 일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을 강조하기보다, 모두 어울려 음악을 하고 그 음악 속의 일부분에 내가 있다. 그림을 보니 그게 느껴졌다. 항상 사람들 가까이에서 사람의 향기가 느껴지는 음악을 하는 게 꿈이다.”
- 다른 마음에 드는 작품은…
“클림트의 풍경화를 보는 순간 집 생각이 많이 났다. 집이 전라북도 장수인데 어릴 때 동네에도 그림과 딱 똑같은 풍경이 있었다. 닭 키우고 강아지 키우던 유년 시절의 따뜻한 느낌이다. ‘비온 후’나 ‘마리아 뭉크의 초상’ 도 좋다. 편안한 마음이 든다.”
- 클림트 작가에 대한 느낌은…
“클림트는 색감도 너무 강렬하고 인위적인 작품만 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풍경화와 스케치 등 일생의 전 작품을 보니 이 사람도 그냥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오감을 통해 느끼는 것을 클림트는 단지 그림으로 표현했다.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며 산다.”
가수 수호는?
댄스그룹 스맥스, AD1에서 활동했고, 최근 홀로 ‘러블리’ 앨범을 발표했다. 음악을 하기 위해 15살에 서울에 올라온 그는 17살 때부터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28살에 독립을 선언하고, 제작 및 음반디자인, 음반 홍보 활동을 직접 하며 ‘러블리’와 ‘부재중전화’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음반에 손호
영, 김범수, 지은 등이 참여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클림트 명화여행]정주영이 본 ‘베토벤 프리즈-황금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