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경기불황? 추억의 맛좀 봐라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1분


《‘동심(童心)에는 불황이 없다?’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어릴 적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장난감 캐릭터나 만화 주인공을 제품에 접목하는 협업작업이 활발하다. 랑방은 올 봄여름 덴마크 블록 장난감 ‘레고’를 접목한 화보집을 선보여 엄숙주의를 벗어던졌다. 화장품 브랜드 스틸라는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는 바비를 축하하기 위해 바비 캐릭터를 자사(自社) 제품 패키지에 입혔다. 경기 불황 속 소비자들로 하여금 좋았던 과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 것은 어려운 경제에 대한 일종의 해독제라는 것이 유통업계 측 분석이다.》

■ 유통업계, 동심 마케팅 확산

○ 끊이지 않는 ‘헬로키티’ 열풍

일본 산리오사(社)에서 만든 ‘입 없는 고양이’ 캐릭터인 헬로키티. 올해로 태어난 지 34년, 국내에 소개된 지도 20년이 흐른 헬로키티는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들은 물론, 20, 30대 여성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색조 전문 화장품 브랜드인 맥은 올봄 ‘입 없는 분홍 고양이’ 헬로키티 캐릭터를 제품 외관에 접목한 제품을 한정판으로 선보여 높은 호응을 얻었다. 20, 30대 주 고객층을 겨냥해 복숭아 및 핑크 색상의 립글로스, 아이섀도,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 제품 패키지에 크리스털로 장식한 헬로 키티 캐릭터를 입혔다. 2월 말 선보이자마자 일부 매장에서는 제품이 품절되는 등 20대는 물론, 30대 여성들에게도 큰 인기였다고 맥 측은 전했다. 선풍기, 난방용품으로 잘 알려진 한일전자도 헬로키티 캐릭터를 접목한 소형가전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미 선보인 샌드위치 메이커, 전기주전자, 커피메이커 외에도 조만간 청소기와 USB선풍기, 밥솥, 다리미 등 다른 생활가전에도 헬로키티 캐릭터를 넣어 디자인할 계획이다.

○ ‘키덜트족’ 겨냥 사무용품도 인기

클래식한 크리스털 액세서리로 잘 알려진 스와로브스키는 올봄 동물 모양의 다양한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지난해 첫 선을 보였던 인조로봇 남녀 캐릭터 ‘엘비스’와 ‘에리카’ 머리에 꽃과 나뭇가지를 앙증맞게 얹어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단순한 목걸이 펜던트뿐 아니라 콩알만 한 캐릭터가 여러 개 달린 팔찌 제품도 인기다.

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바비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 패션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뮤즈(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으로 예술적 영감을 주는 신으로 통함)’다. 제화 브랜드 세라제화 역시 회사 창립 30주년과 바비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바비슈즈를 선보였다.

FnC코오롱은 올봄 스니커즈 브랜드 ‘퍼스트 포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홍콩 아트토이 회사인 Toy2R사와 협업을 했다. 아트토이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예술품으로 인정받는 장난감을 말한다. ‘자연의 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퍼스트 포스’는 4원소인 바람, 흙, 불, 물을 콘셉트로 내세우는 패션 스니커즈. 올봄에는 바람과 흙을 주제로 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Toy2R사의 아트토이 시리즈 ‘퀴’를 제품에 접목했다.

장난감 캐릭터는 아니지만 아이 같은 취향을 가진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족(族)’을 겨냥한 사무용품도 인기다. 여성 뿐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20대 젊은 남성 직장인들도 아기자기한 사무용품을 즐겨 쓰고 있어 실용성보다는 장식성을 강조한 사무용품을 선호하는 ‘팬시워커(Fancy Worker)’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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