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9단(사진)이 23일 대만 화롄에서 열린 제6회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 5번기 4국에서 이창호 9단에게 18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승 1패로 우승했다. 최 9단의 세계대회 우승은 2007년 중환배 우승 이후 두 번째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응씨배의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다.
이날 바둑은 초반 하변과 우변에서 큰 실리를 마련한 이 9단이 앞서 나갔으나 대국 중반 우변에서 이 9단이 실수를 저질러 최 9단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이번 승리로 최 9단은 이 9단과의 역대 전적에서 23승 22패로 앞섰다. 이 9단과 겨룬 7번의 도전기와 결승전에서도 5번 우승하고 2번 패해 ‘이창호 킬러’로서의 면모를 확인했다.
응씨배는 그동안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9단 등 한국 기사들이 차례로 우승 바통을 이어가다 2005년 5회 때 중국의 창하오 9단이 우승했다.
최 9단으로선 이번 응씨배 우승이 뜻 깊다. 2005년 국수전에서 2연속 우승하는 등 신흥 강자로 자리 잡았으나 그 해 응씨배 결승에서 창 9단에게 1승 3패로 타이틀을 내주며 슬럼프에 빠져 한때 국내 랭킹 10위 밖으로 밀려나는 등 부진했다.
그는 우승 후 “이번 응씨배 우승이 2004년 첫 국수전 우승 이후 시작된 기사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