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장, 쓰레기하치장, 폐차장에 둘러싸인 프랑스의 한 시골 마을. 1년 내내 짙은 안개로 뒤덮여 있고, 비행기가 공중에서 뿌리는 윤활유가 비처럼 내려 끈적하게 몸을 휘감는 이곳은 동서남북에서 각기 다른 악취가 풍겨오는 어둡고 음습한 마을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주인공은 가축의 내장과 비명이 가득한 도살장에서 일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는 이곳을 탈출하기를 간절히 열망한다. 하지만 탈출을 소망하는 그의 바람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매번 시행착오로 끝난다. 암울하고 갑갑하지만 탈출구 없는 일상과 도살장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끊이지 않는 비극적 사건들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해학적이고 우스꽝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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