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코미디는 리얼 버라이어티 쇼와 함께 최근 지상파 TV 예능프로그램을 이끄는 기둥 중 하나다. KBS2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SBS ‘웃찾사’, MBC ‘개그야’(사진) 등 3사 모두 비슷한 포맷의 공개코미디를 방영한다. 하지만 요즘 시청률을 보면 ‘개그야’ 제작진의 속이 편치 않을 듯하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5분에 방송하는 개그콘서트는 ‘잔칫집’이다.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6일 전국 기준 시청률이 24.5%였다. 주말 예능프로 가운데 1위다. 웃찾사(금요일 오후 9시 55분)도 나쁘지 않다. 24일 10.9%를 기록해 지난주보다 2.1%포인트가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반면 개그야(토요일 오후 11시 55분)는 6.3%에 그쳤다.
25일 방영된 개그야 146회를 보면, 개그콘서트에 비해 어떤 점이 처지는지를 알 수 있다. 먼저 ‘무완도전’을 보자. 이 코너는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패러디한 콩트다. 실제로 무한도전 출연자들과 말투나 모습이 꽤 유사하다. 하지만 닮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 이상을 찾기 어렵다.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예능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해서는 좋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공개코미디의 스타 심현섭과 정종철의 복귀도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함께 출연한 코너 ‘세계 듣기평가 대회’에서 두 사람은 해외 배우의 이름으로 자동차 운전을 묘사하는 개그를 선보였다. 두 사람 모두 개인기가 출중한 듯한데, 브루스 윌리스를 이상하게 발음하면서 이를 자동차 소리라고 하는 개그는 ‘썰렁했다’.
‘개그야’는 특히 전체적인 긴장감이 떨어진다. 출연자 간 대사를 주고받는 속도도 느리고, 흐름이 끊기는 바람에 생기는 공백도 잦다. 공개 코미디는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NG나 애드리브를 그대로 방영하기도 하지만 ‘개그야’에서는 편집 등을 통해 거르는 게 나은 경우도 보였다. 시청자와 관객, 심지어 출연진이 어색해하는 상황이 방영되기도 했다.
물론 ‘개그야’의 방영 시간이 심야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다는 말도 있다. 마침 이번 개편에 따라 개그야는 5월 3일부터 일요일 오후 4시 20분으로 옮겨온다. 편성 변경을 계기로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듯하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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