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우디 앨런의 스크린 밖 ‘블랙유머’

  • 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우디 앨런 지음/240쪽·1만2000원·웅진지식하우스

모두들 열올리는 다이어트

니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영화뿐 아니라 특출 난 문학적 재능이 있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우스꽝스러운 설정으로 세태를 노회하게 꼬집는 작가 특유의 풍자와 한두 문장만으로도 키득키득 웃음을 자아내는 블랙 유머를 맛볼 수 있다.

‘탈락’은 세 살배기 아들이 맨해튼 최고의 명문 사립 유치원 입학 면접에서 떨어지는 ‘재앙’을 맞닥뜨린 부부의 이야기. 부부는 회사 동료들의 조롱과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충격에 휩싸인다. 그들에게 명문 사립 유치원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것은 곧 아이비리그는 꿈도 꿀 수 없게 됐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들이 대기업 입사 면접에서 ‘명문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불러보라.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그 노래를 안다’는 면접관의 요구에 응하지 못해 떨어지는 악몽에 시달린다. 아내는 식욕을 잃고 지금까지 신의 뜻을 거역하며 살아온 죗값을 받는 게 분명하다고 좌절한다. 그들은 결국 추가 면접 기회를 얻기 위해 회사 기밀정보를 빼주고 유치원에 기부금을 내며 몰락의 길을 자초한다.

‘할렐루야 매진입니다’는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기도문을 판매하는 일당들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이 가진 간절한 염원을 이용해 돈을 버는 일이다. 기도문의 종류는 건강, 애정 문제, 봉급 인상 등으로 다양하다. 기도문에 응답이 없더라도 고소당할 위험이 없도록 글을 쓰는 것이 관건. 이 회사의 최고 히트 상품은 이렇다. ‘오,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만군의 주 여호와시여, 이 몸을 영원한 영광의 왕국에 임하게 해 주시옵고, 딱 한 번만 복권에 당첨되게 해 주시옵소서. 저기, 기왕이면 메가볼 복권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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