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명분 비빔밥 만들기도
어수리, 곰취, 금죽, 나물취, 곤달래, 병풍대, 참당귀, 다래나무순, 미역취, 개미취, 참나물, 우산나물….
8일부터 사흘간 경북 영양군 영양읍과 일월산(1219m) 일대에서 열리는 ‘영양산나물축제’에 전국의 관광버스 500대가 관광객을 실어올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과 경북이 각각 130대로 가장 많고 대구 125대, 경기 30대, 부산 20대, 경남 20대, 울산 10대 등이다. 인구 1만9000여 명으로 울릉도를 빼고는 전국에서 가장 작은 자치단체인 영양군은 명산인 일월산이 병풍처럼 두른 두메산골. 교통이 매우 불편해 ‘육지 속의 섬’이지만 이 때문에 무언가 다를 것 같은 산나물에 대한 도시민들의 호기심도 그만큼 높다.
관광버스에 40명을 태울 경우 한 대에 40만 원의 기름값을 보조해주는데 관광버스는 산나물축제장을 비롯해 전국 제일의 고춧가루 가공공장인 영양고추유통공사 방문증, 영양에서 식사한 영수증 등을 첨부해야 한다. 축제추진위 김용배 총무분과위원장은 “관광버스 보조금에 총 2억 원이 들어가지만 산나물 판매와 식사비용 등으로 10억 원 이상 수익이 생길 뿐 아니라 고추와 함께 산나물을 영양 특산물로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영양산나물축제가 올해로 5회를 맞으면서 산나물을 심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영양고추장과 산나물을 이용한 장아찌 가공공장도 생겨나고 있다. 산나물축제가 작은 지자체의 산업구조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일월산 산나물 22가지를 버무려 일월산 높이에 맞춰 1219명분의 비빔밥도 만든다. 또 영양 출신의 청록파 시인인 조지훈(1920∼1968)을 기리는 지훈예술제도 같은 기간에 열린다. 권영택 군수는 “올해는 20만 명가량이 영양에서 봄나물로 활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나물과 산골의 넉넉한 인심이 어우러진 영양의 참살이(웰빙)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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