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 몽 레동 꼬뜨 뒤 론(Chateau Mont Redon Cotes du Rhone, 2006)
론 지역은 마시면 마실수록 괜찮은 와인을 의외로 많이 선사한다. ‘샤토 몽 레동’도 이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코를 잔에 가져갈 때 나는 과일향이 우선 좋다. 공기를 타고 코를 간질이는 과일의 느낌은 기분을 흡족하게 한다.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부드럽게 입 안을 채운다. 어머니의 젖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캔디를 빨아먹을 때 나는 향처럼 스위트한 기운이 더욱 올라오는 것도 매력 있다. 와인21닷컴 최성순 사장은 “떫은 맛이 강하지 않고, 유연하면서, 입 안에서 잘 감긴다. 친구들과 파티에서 마시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르도에서는 몇 만원은 더 줘야 이런 맛을 찾을 수 있다.
가격적인 면이 좋다. 탄닌이나 산도가 튀지 않고, 입 안에 차는 질감이 좋아 취향에 상관없이 무난하게 마실 수 있다.
첫 향과 맛은 알 듯 모를 듯 15분 후 입안에 꽃이 핀다
●테라 달리기 몬테풀치아노 다브루쪼(Terra d‘Aligi Montepulciano D’abruzzo, 2006)
이 와인은 처음엔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 첫 향과 맛은 그냥 별로다. 그런데 15분 정도가 지나면 꽃이 피듯 달콤한 향을 발산하고, 매력적으로 입 안에 달라붙는다.
‘아까 마신 와인과 같은 와인이 맞나’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혀 다른 와인으로 변신한다. 키안티처럼 산도가 강하지 않아 이탈리아 와인의 산미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점도 매력. 무엇보다 가격이 참 좋다.
3만4000원에 썩 괜찮은 이탈리아 와인을 마실 수 있으니 말이다. 파스타나 스테이크 등 음식과 함께하면 더욱 근사하게 어울릴 듯. 최성순 사장은 “이런 애는 시간을 두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봐라. 스위트한 향에 맛까지 피어난다. 맘에 든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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