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충렬왕, 원나라의 일본원정 도운 대가는?

  • 입력 2009년 5월 9일 02시 56분


◇쿠빌라이 칸의 일본 원정과 충렬왕/이승한 지음/383쪽·푸른역사·1만7500원

원의 일본 원정은 원이 고려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1270년 강화도에서 개경으로 환도한 뒤 고려 국왕의 권위는 강력하지 않았다. 김준과 임연의 무인정권이 이어지면서 국왕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원나라뿐이었다. 원종은 이를 위해 세자(충렬왕)를 원의 사위로 보냈고 충렬왕은 쿠빌라이의 일본 원정에 적극 협조했다. 1264년 처음 쿠빌라이가 일본과의 통교에 협조하라는 편지를 고려에 보낸 뒤 10여 년을 끌던 일본 원정이 1274년 충렬왕 즉위 직후 단행됐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저자는 충렬왕이 원의 도움을 받아 무인정권을 눌렀지만 그로 인해 원의 간섭에서 벗어나기도 힘들었다고 말한다. 일본 원정이 끝난 뒤 고려 곳곳에는 원나라 군대의 주둔지인 만호부가 설치됐다. 충렬왕은 만호부의 수장인 만호를 추천할 권한을 보장받으며 나름대로의 권력을 휘둘렀지만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기보다 사냥과 연회를 즐기며 무인정권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누리는 데 만족할 뿐이었다.

저자는 “원 간섭기가 일제강점기를 제외하면 한국사에서 가장 강력한 외세의 핍박을 받은 때”라며 “그 시기는 우리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말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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