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소라 씨(사진)가 8일 공연을 끝내면서 “내 공연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2000만 원이 넘는 콘서트 입장료 전액을 관객에게 환불하기로 했다.
이 씨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린 공연 ‘두 번째 봄’이 끝난 뒤 관객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이날 2시간여 동안 ‘바람이 분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등 약 20곡을 부르고 공연을 마무리할 즈음에 갑작스레 “오늘 내 노래가 마음에 안 드니 (관람권을) 환불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관객들은 “괜찮다” “그럴 필요 없다”고 소리쳤지만 이 씨는 다른 설명 없이 “환불해 드리겠다”고 한 번 더 말한 뒤 무대를 내려갔다. 이후 공연장에서도 안내방송을 통해 환불을 고지했다. 이날 공연은 400여 명이 관람했다.
이 씨 소속사 ‘세이렌’의 김대훈 대표는 인터넷 티켓 판매처 등과 상의하고 있으며 곧 환불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씨가 몸 상태가 안 좋은 탓에 스스로 만족스럽지 않은 공연을 한 것이 마음에 걸려 즉석에서 결정한 일”이라며 “기획사로서는 400여 명의 티켓 금액을 포함해 약 3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가수의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