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충신이자 대학자였던 포은 정몽주(1337∼1392·사진)를 기리는 기념사업 공사가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그의 고향인 경북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 임고서원에서 시작됐다. 포은선생숭모사업회 정동재 사무국장(55)은 “포은 선생이 ‘충효’라는 말의 뜻을 확고하게 밝히고 실천한 것은 지금으로서도 큰 뜻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업회는 2003년 포은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창립됐으며, 현재 대구와 영천을 중심으로 4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영천군수를 지낸 이남철 씨(75)가 회장을 맡고 있다.
조선 성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 포은의 학(學)이라면 충(忠)은 신하로서 고려 왕조를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점, 효(孝)는 당시 흔하지 않던 부모의 시묘(侍墓)를 6년 했다는 것이 상징적이다. 포은 선생의 부모 묘는 임고서원에서 2km가량 떨어진 곳에 있으며 고향 마을인 임고면 우항리에는 당시 조정에서 내린 ‘효자리’라는 비석이 남아 있다.
임고서원 일대 성역화 사업은 포은 선생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경북도와 영천시가 113억 원을 들여 유물전시관(420m²), 생활체험관(686m²) 등을 내년까지 조성하는 것이다. 포은 선생의 죽음으로 널리 알려진 개성의 선죽교도 거의 그대로 재현하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쉬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공원도 꾸민다. 성영관 영천문화원장(71)은 “포은 선생을 기리는 사업이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영천을 넘어 나라 전체에 선생의 충효 정신이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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