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붙은 두 개의 록 페스티벌, 과연 팬을 위한 것인가

  • 입력 2009년 5월 15일 19시 28분


해외 뮤지션들의 열정적인 무대를 접할 수 있는 대형 록 페스티벌은 음악 팬들에게는 매년 손꼽하 기다리는 대형 행사이다.

그런데 이런 록 페스티벌이 같은 기간에 맞붙어 잡음이 일고 있다.

해마다 5만 명 이상의 음악 팬이 몰리는 대표적인 록 축제 중 하나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 페스티벌). 그런데 올 해는 펜타포트 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에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09’(이하 지산 페스티벌)라는 새로운 록 행사가 등장했다.

지산 페스티벌은 펜타포트 페스티벌을 공동 기획했던 옐로우나인이 독립해 여는 행사. 그러나 록 페스티벌의 팬 층이 한정된 가운데 비슷한 공연을 같은 기간, 그것도 지난 해까지 자신들이 공동 기획으로 참여했던 행사와 맞붙이는 것에 의견이 분분하다.

펜타포트 페스티벌은 2006년부터 매년 7월 마지막 주의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렸다. 올해도 인천 송도 7월24일부터 26일까지 대우자동차 판매부지에서 열린다. 같은 기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은 경기도 이천시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다.

록 팬으로서는 둘 중 한 공연만 선택해야 하는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두 개 중 한 페스티벌은 흥행에 큰 어려움을 맞을 수 있는 ‘레드 오션’의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두 록 페스티벌이 겹친 데는 국내 록 페스티벌이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출연진을 그대로 섭외하는 것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

해외 유명 가수를 국내에 단독으로 출연시키려면 엄청난 금액을 지불해야 하지만, 후지록 페스티벌에 참가한 뮤지션이 한국에 들려 공연을 하면 비용이 훨씬 줄기 때문이다.

옐로우나인 측은 “펜타포트와 사생결단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일정 조정을 충분히 고려했지만 후지 록 페스티벌 측과의 약속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기간이 겹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 외에 음악계에서는 두 기획사의 수익 배분문제, 행사에서 맡은 역할에 대한 자존심 문제 등 여러 사정이 복합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이예스컴 측은 “우리 여건상 록 페스티벌이 동시에 두 개나 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결국 불행한 일이 생기고 말았다”면서 “그러나 어차피 벌어진 일이니 선의의 경쟁을 해서 록 문화 저변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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