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떠 있는 커다란 책을 침대 삼아 올빼미가 날개를 활짝 펼친 채 큰 대(大) 자로 누워 있다. 바로 옆의 그림은 또 다른 올빼미가 작은 책 위에 간신히 발만 딛고 서 있는 모습. ‘넓다’와 ‘좁다’의 개념을 이렇게 표현했다. 책이라는 소재와 쌍둥이 같은 하얀 올빼미 두 마리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반대말의 개념을 가르쳐주는 독특한 그림책이다.
그림을 유심히 보면 숨겨진 패러디도 찾을 수 있다. 하얀 올빼미가 책을 안고 있는 이 그림책의 표지를 보자. 올빼미가 안고 있는 책의 겉표지 주인공은 모나리자 모습을 한 올빼미다. 이런 식으로 그림 속에 숨겨져 있는 피노키오부터 장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샘’ 등 웃음을 자아내는 패러디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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