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내보내는 음악의 99%는 제가 들어본 음악입니다. 또 음악평론가들의 말을 납득할 수 없으면 항상 물어봤고, 모르는 것을 아는 체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1990년 3월 19일 처음 전파를 탄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91.9MHz, 오후 6시)’가 17일 방송 7000회를 맞는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만난 배철수 씨(56·사진)는 “장수 비결이라면 성실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 번도 방송에 늦거나 ‘펑크’낸 적이 없는 배 씨지만 ‘음악캠프’를 중단할 뻔한 순간이 두 번 있었다. 배 씨는 “방송을 시작하고 4, 5년 됐을 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사는 것 같아서 그만두고 음반을 다시 낼까 했다”며 “하지만 그전에 냈던 음반보다 더 잘 만들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한 번은 10여 년 전 항상 맨발에 샌들을 신고 다니던 제가 ‘높은 분’의 마음에 안 들어 교체될 것이라는 풍문을 들었다”라며 웃었다.
‘음악캠프’ 7000회 기념음반도 25일 발매한다. 배 씨와 ‘음악캠프’ 제작진이 1960년대 이후 팝 명곡 110곡을 골랐다. 수익은 전액 사회복지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