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Soul,해바라기’ vs ‘바리’

  • 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국립무용단 - 서울시무용단 대형무대

한국춤 양대 흐름 반영… 이번주 맞대결

국립무용단과 서울시무용단의 대형 무용작품이 이번 주 맞대결을 펼친다. 20∼23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무용단의 ‘솔(Soul), 해바라기’와 22∼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극 ‘바리’다.

두 작품은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솔’이 죽은 아들을 그리는 어머니를 중심으로 산 자와 죽은 자의 그리움을 담았다면 ‘바리’는 전통설화인 바리공주를 토대로 아비를 구하기 위해 저승과 이승을 넘나드는 딸의 효심을 담았다. 솔은 한국 민요를 녹여낸 독일 재즈 앙상블 살타첼로의 재즈곡과 한국의 살풀이(1막), 씻김굿(2막) 등 무속에 기초한 한국 춤의 만남을 담았다. 바리는 양악과 국악을 혼합한 작곡가 임준희 씨의 창착곡을 토대로 한국의 무조(巫租)로 꼽히는 씻김굿(진오귀굿) 속 오구신의 기원 설화를 대중적 무용극으로 풀어냈다. 솔이 이번엔 13인조 프로젝트 밴드의 생음악 반주로 펼쳐진다면 바리는 김성진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장이 이끄는 40인조 국악관현악단의 웅장한 생음악 반주로 펼쳐진다.

두 무용 공연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한국 춤의 양대 흐름을 반영한다. 한국 춤은 기본적으로 맥박에 맞춰 뛰노는 서양 춤과 달리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는 호흡의 춤을 펼친다. 국립무용단의 배정혜 예술감독은 이런 한국식 호흡을 기초로 아름다운 선의 춤을 선보인다. 솔 1막이 마치 고전발레처럼 우아한 곡선으로 한(恨)의 춤을 빚어낸다면 2막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직선을 통해 흥(興)의 춤을 뽑아낸다.

서울시무용단의 임이조 단장은 그보다는 더욱 진한 ‘숨의 춤’을 선호한다. 이매방 씨의 제자로 승무와 살풀이춤 한량춤 등 전통무용에 뿌리가 깊은 그는 몸 밖 선율과 몸속 호흡의 합(合)을 중시한다. 바리의 어깨춤은 들썩이기보다는 굽이친다는 느낌이 강하다.

솔은 국립무용단의 역대 레퍼토리 중 관객들이 뽑은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로 뽑혔다. 10만 유로의 개런티를 받고 2010년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 시에서 7회 초청공연을 하기로 확정됐다. 그만큼 국립무용단을 대표하는 작품이 됐다는 뜻이다. 바리는 초연이다. 하지만 대본을 극본가로서 역량을 인정받은 배삼식 작가가 맡고 서울뮤지컬단의 유희성 단장이 연출을 담당해 연기지도와 무대효과를 맡는 등 9월 1기 임기(2년)가 끝나는 임 단장이 혼신의 공력을 들인 작품이다. 두 작품을 함께 즐길 때 감안해야 할 또 다른 포인트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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