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데비 한의 ‘좌삼미신’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데비 한의 ‘좌삼미신’(Seated Three Graces)

데비 한의 ‘여신들- Graces’ 연작은 평범하고 실질적인 여인의 나체를 조각화(sculpturize)시킨 이미지. 기존의 인체조각이라는 장르의 관습을 해체시키며, 실체와 허구가 함께 공존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새로이 해석했다.

각 이미지의 ‘여신’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한국 여성의 몸매를 지니고 있다. 그들의 몸짓은 서구 클래식 조각의 이상화 또는 우상화된 포즈가 아닌 한국의 일상적인 삶을 담고 있다.

작품에서 보이는 인체는 실질적인 여성의 몸을 촬영한 후 섬세한 디지털 작업을 거쳐 피부 질감을 대리석 조각처럼 매끄럽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인체 형태는 촬영된 여성의 자태 그대로이지만 조각처럼 변형된 것 같은 피부 표현으로 인해 인체와 조각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또한 다양한 동양 여성의 몸체와 서구 고전 여신들 얼굴을 합일한 모순적 형상은 궁극적으로 현실과 이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서양이 공존하는 메타포적인 존재로 완성된다.

―윤진섭(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호남대 교수) 평론에서 발췌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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