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장훈이 지방 기획사의 사정으로 취소된 공연을 직접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장훈은 7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부산시 대연동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원래 공연은 부산의 한 공연기획사가 기획했지만 부도가 나면서 대표가 잠적하는 바람에 공연 취소를 발표했었다.
하지만 2008년 부산 경성대 같은 장소에서 소극장 공연을 벌인 후 “내년에도 꼭 부산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김장훈은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직접 공연을 기획·제작하기로 했다.
김장훈은 우선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고 “내가 껴안겠다. 나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인터넷 예매사이트를 통해 기존 구매자들에게 모두 환불조치한 후 6∼7만 원이던 입장권 가격을 5∼6만 원으로 1만 원씩 내린 후 20일부터 예매를 다시 시작했다. 김장훈의 이날 부산공연은 지방공연임에도 예매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김장훈은 부산과 유난히 인연이 깊다. 그는 2008년까지 13년째 부산에서 연말공연을 하면서 새해를 맞았다.
2000년대 초반 지방공연업자가 공연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잠적해버려 공연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지만, 직접 하청업체와 스태프들에게 부탁해 공연을 벌였다. 미안한 마음에 공연도 5시간이나 했다. 마지막 곡을 부르고 무대에 누워 눈물을 펑펑 쏟았던 일화도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