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왕사 ‘수호신 미스터리’

  • 입력 2009년 5월 26일 02시 56분


벽돌파편 복원하니 3종류… ‘4종’-‘8종’설과 달라 주목

경북 경주시의 신라 고찰 사천왕사 터(사적 제8호·7세기)에서 나온 녹유전(綠釉塼·녹색 유약을 입힌 벽돌판)에 새긴 불교 수호신의 조각상들이 부분 복원돼 공개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26일∼8월 23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사천왕사’ 특별전을 마련해 일제강점기부터 지난해까지 사천왕사에서 나온 녹유전의 파편을 모아 조각상의 형태를 알 수 있도록 복원한 12점을 비롯해 사천왕사에서 나온 기와, 토기, 금속제품 등을 선보인다. 이 12점의 녹유전 조각상들은 3종의 수호신 4점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조각상들은 칼과 화살을 들고 갑옷을 입은 수호신들이 악귀를 짓밟고 있는 모습을 정교하게 새긴 걸작으로 1300년여 전 탑 기단부의 4면에 붙어 있었다. 하지만 녹유전이 조각난 채 출토된 데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등 5곳이 분산 소장하고 있었는데 복원 작업 끝에 이번에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녹유전 조각상들은 △머리에 보관을 쓰고 악귀 위에 앉아 있는 수호신(A형) △투구를 쓰고 화살을 든 수호신(B형) △한쪽 다리를 다른 쪽 허벅다리 위에 올려 앉은 반가부좌 자세로 칼을 들고 있는 수호신(C형)으로 나뉜다. 특히 A형 조각상은 1916년과 1936년 출토된 하반신과 2006년 발견된 상반신이 각각 90년, 70년 만에 결합돼 완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녹유전 조각상은 불법(佛法)의 세계를 수호하는 4명의 신(神)인 사천왕(四天王)이라는 주장과 불법을 수호하는 8종의 신장(神將)인 팔부신중(八部神衆)이라는 주장이 맞서왔다. 하지만 수호신이 3종밖에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054-740-7535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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