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로 만든 추상세계… 한국화가 원문자 개인전

  • 입력 2009년 5월 26일 02시 56분


일찍부터 꽃과 새를 독특한 감성으로 그린 화조화로 인정받았다. 1970년과 1976년 국전에서는 국회의장상과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는 화가로 떠오른다. 그러나 89년 익숙한 길을 미련 없이 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화려한 채색의 그림이 아니라, 한지의 물성을 활용한 추상적 조형세계의 탐색에 나선 것.

한국화가 원문자 씨(65·이화여대 교수)가 27일∼6월 9일 서울 견지동 동산방 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2003년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의 전시 후 6년 만이다. 한지의 질감을 살려 부조와 같은 느낌을 담아낸 ‘사유공간’시리즈 30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빛의 효과, 입체의 효과를 살려낸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다. 근년에는 한지를 잘라 세로로 붙이거나, 잘게 찢어서 붙이는 등 새로운 방법론을 다양하게 실험했다. 또 화면 밖으로 돌출하는 부분을 통해 규격 안에 머물지 않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려는 마음, 나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하고자 했다.”

구겨진 형태를 따라 빛이 반사되면서 형태가 더욱 도드라지고 치밀한 조형과 구성이 돋보이는 화면. 그 안에서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정감과 동양적 정신의 깊이가 느껴진다. 평면과 입체, 추상과 형상적 요소가 충돌하지 않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데서 오는 힘이다. 02-733-587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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