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몸의 이미지 어떻게 구현돼 왔나

  • 입력 2009년 5월 30일 02시 58분


◇몸과 문화/홍덕선 박규현 지음/464쪽·2만3000원·성균관대학교출판부

카프카의 문학 세계에서 변신은 중요한 모티브다. 대표작 ‘변신’은 어느 날 몸이 커다란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르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레고르의 변신은 이전 시대의 변신과 비교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변신은 정신이 자유자재로 몸을 변형시키되 몸을 강력하게 통제한다. 개구리 왕자나 백조로 변신한 왕자 이야기에 나타나는 근대적 변신의 원인은 마녀 같은 외부의 힘이다. 근대적 변신에서는 정신과 몸의 통일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개구리 왕자나 백조 왕자는 역시 개구리나 백조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그레고르는 변신 후 인간으로서 자의식을 계속 갖고 있지만 몸은 벌레가 됨으로써 정신과 육체가 일치하지 않는 분열 현상을 겪는다는 점에서 탈(脫)근대적 변신인 셈이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몸의 이미지가 인류 문화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떻게 구현되어왔는지를 살펴본다. 1부에서는 생물학적, 철학적, 심리학적,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몸’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단순히 ‘몸’ 자체뿐 아니라 몸과 연관된 죽음과 영혼에까지 범주를 확장했다. 2부에서는 문학 영화 미술 등에 나타난 몸의 이미지를 시대별로 해석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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