噫는 슬퍼서 내는 ‘아아’라는 소리를 옮긴 말이다. 天喪予는 하늘이 나를 파멸시켰다는 뜻이니 喪은 亡과 같다. 같은 말을 반복해서 비탄의 감정을 깊이 드러냈다. 공자는 도를 전할 수 없게 됐음을 슬퍼했다.
앞서 안연의 아버지 顔路(안로)가 아들의 덧널을 마련하려고 수레를 주십사고 청했을 때 공자는 거절했다. ‘禮(예)는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중시해서 厚葬(후장)을 막으려고 완곡하게 말했다. 그렇지만 공자는 처음 訃音(부음)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고 위와 같이 말했다. 공자의 태도가 평소와 달랐으므로 제자들이 수군거렸다. 그러자 공자는 “안연을 위해 통곡하지 않고 누굴 위해 통곡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자는 또 제자 子路(자로)가 죽었을 때도 “아, 슬프다! 하늘이 나를 망쳐버렸다(天祝予)”라고 했고, 노나라 서쪽의 사냥에서 기린이 잡히자 “나의 도가 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만년의 공자는 도가 행해지지 않는 데다가 기대하는 제자가 먼저 죽어 도를 전할 수 없게 되자 매우 슬퍼했다. 소맷자락을 뒤집어 얼굴의 눈물을 닦으니 눈물이 도포 자락을 적셨다. 그 슬픔을 공감할 수 있어야 ‘논어’를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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