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아카데미 영화제 최다 수상작인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자 비카스 스와루프의 두 번째 작품. 호화로운 파티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살해된 인물은 인도의 내무장관 아들이자 재벌 총수인 비키 라이. 극악무도하고 오만한 데다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를 권력과 재물을 이용해 덮어버리고 법을 농락하는 악인의 전형이다. 워낙 악명이 높았던지라 그의 죽음을 인과응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그 대상이 악인이라고 해도 살인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법.
그 당시 파티에 있었던 6인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인도 최고의 미녀배우에서부터 전직 고위 관리, 얼뜨기 미국인 관광객, 휴대전화 좀도둑, 섬 출신의 원주민, 피해자의 아버지이자 인도 내무장관인 자나간트 라이까지 다양하다.
작가는 이들의 다양한 출신성분과 사회적 지위, 삶의 모습을 추적하면서 이들이 어떻게 비키 라이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지 보여준다. 전혀 다른 계층, 상이한 분야에서 살아온 이들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서로에게 깊이 얽혀 있음이 드러난다. 전작이 그랬듯 흥미로운 전개 밑바탕에는 불평등하고 부패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이 드러난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끝에 가서야 밝혀진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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