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 여고생들을 중심으로 괴담이 떠돌기 시작한다. 요지는 이렇다. “살인마인 레인맨이 한밤중 시부야의 히몬야공원에 나타난다. 그는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서 사라진다. 하지만 ‘뮈리엘’을 뿌린 소녀들은 건드리지 못한다.”
향수 ‘뮈리엘’은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이 소문의 효과로 톡톡한 성과를 거둔다. 괴담의 근원지는 광고 기획사 컴사이트였다. 신상품 향수를 론칭하기 위한 홍보 전략 중 하나로 WOM(word of mouth) 마케팅을 택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 고객 층인 10대 소녀들에게 소비를 유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포심과 불안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어느 날 도심의 공원에서 여고생 시체가 발견된다. 레인맨과 관련된 소문처럼 발목이 잘린 채 버려져 있다. 범인을 찾기도 전 두 번째, 세 번째 피해자가 잇달아 발생한다. 모두 발목 부분이 잘린 채 살해당한 여고생들. 현실이 된 괴담이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한다. 소문의 진원지인 광고 기획사 핵심 인물들이 용의자로 의심된다. 도쿄 에이전시의 여고생 딸을 둔 유이치 형사와 그의 상관인 나지마 수사관이 한 팀을 이뤄 살인사건의 전모와 레인맨의 실체를 파헤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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