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간 길’에 대한 후회는 짧다

  • 입력 2009년 6월 6일 02시 56분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김정운 지음/304쪽·1만3000원·쌤앤파커스

문화심리학자이자 한국여가문화센터 소장으로 대중 강연을 통해 “재미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온 저자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강연했던 내용과 신동아 등에 연재한 글을 모았다. 저자는 사람들이, 특히 자신과 같은 중년 남성들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아내와의 에피소드 등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과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피할 수 없이 경험하는 후회는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은 후회가 없다는 것이다. 후회는 나쁜 것이 아니고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문제는 어떤 후회를 하느냐는 것이다.

후회는 ‘행한 행동에 대한 후회’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후회’로 나뉘는데 전자는 바로 끝나고 후자는 오래간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남자는 대개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여성은 ‘저지른’ 행동에 대해 후회한다. 이미 행한 행동에 대해서는 재빨리 합리화가 이루어지는데 저자는 이를 심리적 면역체계라 부른다. 저자는 또 사람들이 기억력 쇠퇴를 노화현상이라며 우울해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면 수치스러운 일을 떠올리며 당시의 고통을 반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것을 망각하는 대신 상징과 은유로 높은 차원의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만큼 삶이 만족스러워진다는 설명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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