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재개관한 서울 명동예술극장이 5일 개관식에 이어 축하공연 ‘맹진사댁 경사’로 문화예술 1번지 명동의 부활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극장 밖에서 테이프 커팅 행사로 시작된 개막식에는 배우 황정순 이순재 박정자 강부자 씨, 연출가 손진책 이윤택 씨, 김수용 예술원 회장, 박계배 연극협회 이사장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배우 김성녀 씨가 사회를 본 개막식에서 구자흥 명동·정동극장 극장장은 “한국 연극의 내일을 여는 막중한 사명감을 갖고 닻을 올린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에서 “명동예술극장에서 품격 있는 연극, 한국적 연극이 태어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극장 복원을 위해 앞장 선 명동관광특구협의회 김장환 명예회장은 감사패를 받았다.
개막식에 이어 오후 4시에는 장민호 신구 백수련 전무송 장영남 씨 등 8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배우들이 출연한 ‘맹진사댁 경사’가 이어졌다. 연출가 이병훈 씨는 징을 들고 나와 ‘댕∼댕댕댕댕댕∼’ 하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관람객들은 공연 뒤 커튼콜에서 맹진사 역을 맡은 신구 씨와 맹노인 역의 장민호 씨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작품은 21일까지 공연하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연출 한태숙), ‘밤으로의 긴 여로’(연출 임영웅), ‘베니스의 상인’(연출 이윤택)이 이어진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