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맛집 추천 알아보는 법

  • 입력 2009년 6월 7일 16시 55분




이 기사는 주간동아 689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인터넷 등으로 ‘맛집 추천’ 글을 보고 혹해서 그곳을 찾는 일이 있다. 순수한 의도로 올린 경우도 있지만, 업소 관계자가 손님인 척 위장해 올린 ‘불순’한 것이 적지 않다. ‘맛집 추천’을 잘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한데, 경험으로 터득한 몇 가지 ‘감별’ 기준을 제시해보겠다. 아래와 같은 표현이 나오는 경우 가짜 추천 글이 아닌지 의심하자.

첫째, ‘○○전철역 ○번 출구로 나와서 마을버스 ○○번을 타세요’ 혹은 ‘전철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어디어디로 가자고 하면 다 압니다’라고 길 안내한 경우. 업소 관계자가 아닌 이상 한두 번 가본 식당의 길 안내를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는다. 둘째, 찾아가는 법을 설명하거나 해당 업소를 가리키며 ‘가는’이 아닌 ‘오는’이라는 표현을 쓴 경우. 셋째, 식당 종사자 중 특정인을 지칭해 예쁘다거나 친절하다는 식으로 치켜세운 경우. 그 당사자나 애인, 친구가 쓴 것일 확률이 높다. 넷째, 맛의 묘사가 찬양 일색이고 건강이나 정력에 좋다는 설명이 근거 없이 붙은 경우. 고객이 알기 어려운 업소 내력을 소개했을 때도 주의하자. 다섯째, 제3자가 쓴 글처럼 보이려고 애교스러운 업소의 단점을 살짝 붙이기도 한다.

이런 예를 모아 가짜 추천 글을 하나 만들었다. 감별의 지침으로 삼길 바란다.

‘되게 좋다고들 해서 어제 가봤는데 어찌나 맛이 있던지 놀라 자빠질 뻔했어요. 충남 공주산 신선한 유기농 천연재료를 16시간 숙성시켜 만들었는데 남성분들 정력과 여성들 피부미용에 최고라지 뭐예요. 그래선지 먹고 나니까 다르긴 다르더라고요.^^ 좀 비싸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요리라 꼭 먹어봐야 해요. 모두 친절하고, 특히 큰따님은 미모도 탤런트 저리 가라죠. 송혜교를 닮았다는데 제 눈에는 더 낫더라고요. 단점이라면 창가 쪽 자리가 추운 날에는 좀 썰렁해요. 공휴일에 쉰다는 것도 큰 불편이고요.

오시는 방법은 지하철 2번 출구로 나와 57번 마을버스를 타고 6번째 정거장 복지경로당 앞에서 하차하면 되는데, 택시 타고 복지경로당 가자고 하면 다 알아요. 이번 주말 가족외식은 여기로 정하고 꼭 와보세요.’

kr.blog.yahoo.com/igundown

Gundown은 높은 조회 수와 신뢰도로 유명한 ‘건다운의 식유기’를 운영하는 ‘깐깐한’ 음식 전문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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