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화려한 ‘명동’… 실속의 ‘대학로’… 예술극장 쌍벽시대 활짝

  • 입력 2009년 6월 11일 04시 14분


오늘 대학로예술극장 개관
객석수 명동예술극장의 3배
신작-실험작 많이 올릴듯

5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 이어 11일 대학로예술극장이 개관한다.

대학로예술극장은 같은 시기에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명동에 쏠린 의미와 관심을 고려해 개관을 늦췄다. 이름을 아르코시티에서 대학로예술극장으로 바꾼 것도 명동예술극장과 짝을 이루는 일종의 이미지 통합 작업의 일환이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명동예술극장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대학로예술극장도 실속이 만만치 않다.

대학로예술극장은 대극장(504석)과 소극장(150석) 2개 전용관 외에도 원더스페이스 지하 1층의 동그라미극장(183석)과 쇳대박물관 지하 1층 상상나눔씨어터(199석)의 소극장 임대사업을 함께 펼친다. 7월부터 이들 극장에 1년간 임대료를 지급하고, 그 대신 국비지원을 받아 정상임대료의 40%가량만 받고 양질의 공연을 유치한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학로 ‘터줏대감’ 격인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 608석, 소극장 132석)의 운영을 대학로예술극장에 맡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럴 경우 대학로예술극장은 6개 공연장, 1700석 규모로 명동예술극장(550석)의 3배에 가깝다.

공연계에서는 명동예술극장이 연극계 ‘가문의 영광’을 짊어진 맏형 노릇을 하고 대학로예술극장은 그를 뒷바라지하는 ‘속 깊은 동생’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관 기념작도 명동이 전통의 ‘맹진사댁 경사’를 택했다면 대학로는 2000년대 제작된 ‘이(爾)’와 ‘설공찬전’ 등 상대적으로 ‘젊은’ 작품을 골랐다. 명동예술극장은 한국을 대표할 명품 연극의 향연장이, 대학로예술극장은 좀 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연극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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