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미국 뉴욕주 소재 코넬 대학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부부 싸움이 잦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일수록 학교 중퇴, 폭음이나 마약중독, 이른 성경험을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1963개 가정의 아이들이 4세에서 30대까지 어떻게 변해왔는지 조사했다. 부부싸움의 정도에 따라 부부 갈등 낮음, 보통, 높음의 세 그룹으로 나누고 이들 자녀의 성적, 음주 및 흡연 여부, 혼전 임신 정도, 대학 진학률 등을 편모 또는 계부 가정 자녀와 비교했다.
그 결과 싸움이 잦은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의붓아버지나 홀어머니 가정의 자녀보다 성적이 낮은 편이었으며 비행정도도 많았다. 또한 미혼 상태에서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으며 결혼관계도 일찌감치 깨졌다.
부부 갈등은 자녀의 음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관계가 좋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폭음을 일삼을 확률은 편부모 가정 출신 아이들보다 3분의 1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 가정 출신의 아이들이 처음 섹스를 경험하는 연령은 16세 이전이다. 일반 가정 출신 아이들은 21세다. 불화 가정 출신의 아이들 가운데 9%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기를 가지며, 그 가운데 40%는 첫 결혼 혹은 첫 동거 관계가 실패로 끝나고 만다.
불화 가정의 아이들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정신 건강상 문제를 드러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한 가정, 불행한 가정 출신의 아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가구 수입, 양육방식과는 무관했다.
이혼 가정의 아이들이라도 부모와 가깝게 지내고 조부모 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어른이 있다면 잘 지낼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코넬 대학의 켈리 뮤직 부교수는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친부모와 오래도록 함께 산 아이들이라고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부부관계 심리치료사 크리스틴 노담은 "부부가 친밀하거나 서로 사랑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란 자녀는 바람직한 부부관계가 어떤 것인지, 또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긍정적으로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 한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