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보다 예술지수(AQ·Art Quotient)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겁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64·사진)은 14일 퓨전국악 곡연 ‘창신제(創新祭)’가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2004년부터 시작된 창신제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주최하고 크라운-해태제과가 매년 후원하는 행사다.
“대금을 배우면서 국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는데 사회적으로 국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아 행사를 후원하게 됐죠.” 문화 예술에 대한 기업 후원은 당장은 ‘지출’로 기록되겠지만 먼 미래에는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윤 회장은 믿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는 각종 과자 상자를 이용해 만든 조형물이 서 있었다. 영업직 생산직 사원들이 만든 이 조형물의 모양은 닭, 호랑이 등 동물 모양부터 거북선, 지구본까지 다양했다. ‘박스아트’라 불리는 이 조형물들은 대형마트 등 판매장에 전시된다. 어린이들이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 등 반응이 좋을 뿐만 아니라 조형물 가까이 온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아 매출을 늘리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윤 회장의 ‘AQ 경영철학’은 마케팅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근무에도 적용된다. 그는 박스아트 작업을 ‘일’로 간주해 근무시간 중에도 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윤 회장은 “문화 마케팅이 주로 서울에서 열려 아쉽다”며 “지방에 있는 생산공장에도 박스아트 체험관을 만드는 등 앞으로 지방에서도 아트 마케팅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