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어 씨는 13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소년 시절 강력하고 묵직한 소리, 웅장함, 복잡한 메커니즘에 반해 파이프 오르간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오르간은 무한한 레퍼토리를 지닌 악기”라고 말했다.
그는 1969년 영국에서 열린 오르간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데뷔했다. 일정이 꽉 찬 파이프오르간 연주자이면서 동시에 영국 왕립 음악원,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에서 학생을 가르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그는 올해 서거 250주기를 맞은 헨델의 곡을 연주한다. ‘시바 여왕의 도착’ ‘사제제독’ ‘오르간 콘체르토 7번’ ‘메시아’ 중 ‘할렐루야 코러스’ 등.
“바하의 음악이 큰 오르간에 어울린다면, 헨델은 작은 오르간에 더 적합한 편이죠. 헨델의 오르간 곡은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워요. 단순한 듯하지만 기품이 있어요. 꾸밈없으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녔답니다.”
그는 부모가 오르간 연주자로서의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고 아버지는 성악을 하셨죠. 어렸을 때 함께 동네 교회에 나갔다가 오르간 연주자를 보았고, 자연스럽게 교회음악을 접했지요. 교회음악은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장르입니다.”
그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유럽과 북미, 러시아까지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음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워보라”는 것이 그가 일러주는 파이프오르간 연주 감상법이다.
세종문화회관 무대에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지휘 박태영)와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함께 오른다. 27일 오후 7시 반, 1만∼3만 원. 02-399-1114∼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