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시내 라디오광동 맨션에서 열린 드라마 '식객'의 프로모션 현장. 앞치마를 두른 출연배우 권오중, 원기준 씨가 심사위원으로 나서자 행사장에 모인 2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날 행사는 SBS 드라마 식객의 중국 방영을 앞두고 진행된 홍보 이벤트. 홍콩 스타TV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한 이 행사에서는 김치 만들기 대회와 비빔밥 요리 강연, 한국음식 먹기 대회 등이 진행됐다.
중국에 앞서 대만과 홍콩, 일본에서도 드라마가 방영됐지만 이를 홍보하는 이벤트에서 한국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 이번이 처음. 이는 한식의 세계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한국관광공사가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이 때문에 행사는 드라마 소개보다는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내용에 집중됐다. "김치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은 물론 신종 인플루엔자에도 좋다"거나 "한국이 월드컵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는 이유는 선수들이 한국음식으로 원기를 북돋았기 때문"이라는 진행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0대 한 직장인 여성은 "드라마 '대장금'을 본 이후로 쭉 한국 요리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이번 행사에서 한국요리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광둥 성 지역의 30여개 언론사 기자들도 참여했다. '식객'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딴 권오중 씨는 "대역을 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을 여러 차례 칼에 베이면서도 요리하는 장면 촬영은 모두 직접 했다"고 답했다. 원기준 씨는 "한국 음식은 보약과 같다는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몸에 좋다"며 한식을 추켜세웠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 대장금에 이은 제2의 한식 세계화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 이 지역에서의 대장금 열풍 이후 4년 만에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식 홍보에 나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명예회장을 맡은 '한식 세계화 추진단'이 캠페인을 본격화한 것도 힘을 실어줬다.
드라마 '식객'의 음식 감독인 김수진 F&C 원장은 "대장금이 임금님에게 올리는 궁중음식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진행된 반면 식객은 대중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음식들이 대부분이어서 일반인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내에 나오는 한국 음식은 생크림이 들어간 고추장 소머리찜, 소고기를 부위별로 전부 넣어 달인 '천지탕'을 포함해 200종에 이른다.
한국관광공사 박충경 광저우 지사장은 "광둥요리의 본고장인 광저우의 사람들은 전문가 수준의 미각을 가진 사람들인 만큼 이 곳에서의 홍보는 중국에 한국음식을 알리는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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