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이 음주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소 전체 맥주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업소용 생맥주 매출은 떨어진 반면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좀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캔맥주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올해 들어 생맥주 시장이 위축되고 가정용 캔 제품 판매가 급증한 데는 지갑을 닫게 하는 경제 불황 영향이 크다는 것이 주류업계 측 분석이다.
21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생맥주용 20L짜리 용기인 케그(Keg) 단위로 업소에 판매된 맥주는 총 7156만 L로 지난해 같은 기간(7640만 L)에 비해 6.3% 감소했다. 케그 단위는 병과 캔 등 전체 맥주 용기 단위 중 판매량이 유일하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정용으로 주로 소비되는 캔 맥주는 5992만 L가 팔려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1.5%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많이 찾는 페트 용기 역시 3% 늘어난 7641만 L가 팔려 나갔다. 전체 맥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병 제품은 작년에 비해 2.8%가 늘어난 1억9287만 L가 팔렸다.
실제로 GS25 등 편의점에서는 올해 5월까지 전체 맥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가운데 그중에서도 캔 제품(20%)은 매출 증가 폭이 특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도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팔려나간 전체 맥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 늘어난 가운데 캔 제품 매출은 6.9%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류업계 측은 “최근 장기화된 경기 침체 여파로 각종 모임이나 회식 자리는 줄어든 대신 가정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집에서 혼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캔맥주를 마시는 ‘나 홀로 음주족’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