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에 대해 ‘부품업체가 무슨 디자인을 신경 쓰겠냐’라고 생각한다면 섣부른 생각이다. 최근 자동차 튜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외관을 꾸미는 ‘드레스업 튜닝’에 집중하고 있다. 튜닝 고객들의 까다로운 취향과 개성을 맞추려면 그만큼 디자인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그동안 레저용 차량(RV)에만 집중했던 튜닝 용품을 승용차로까지 확대했다. ‘뉴아반떼’와 ‘i30’용 범퍼 가드, 사이드 프로텍터, 라디에이터 그릴 등 총 7개의 튜닝용품을 선보인 것. 최근에는 기아자동차와 함께 기아차 ‘쏘울’의 디자인에 운전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드레스업 튜닝용품을 내놓았다. 이들 장식용품 키트는 리어 범퍼 가니시, 주유구 캡, 스커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도 신규 양산 차종에 대한 튜닝용품을 계속 개발해 상품화한다는 방침이다.
튜닝 시장 자체를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2002년부터 자동차용품 전문브랜드인 카페(Carfe)를 통해 다양한 용품을 공급해 오고 있다. 또 최근 5년간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 ‘스피드 페스티벌’을 후원하면서 튜닝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도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놓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선포된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새 CI에 맞춰 고객에게 익숙한 색동 컬러의 그래픽 모티브를 바탕으로 새 그래픽 모티브를 디자인했다. 이를 비행기 동체, 공항 사인물, 항공권 커버, 광고물, 기내 식기 등에 적용하고 있다.
새 비행기 동체는 꼬리날개에 ‘Energy of Saekdong’이라는 그래픽 모티브를 배치했다. 역동적인 색동의 형상에 선과 선, 색과 색이 어우러지며 율동감 있고 춤추는 듯한 이미지를 준다. 전체적인 동체의 배경은 흰색에 가까운 ‘쿨 그레이(cool gray)’로 깨끗함과 편안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상징한다. 꼬리날개의 그래픽 모티브와 대조를 이루어 선명하고 눈에 띄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 동체 디자인은 색동 컬러,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곡선, 중첩의 미 등 한국적인 요소를 활용해 글로벌하고 역동적이면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5년 전략경영본부 홍보팀에 디자인광고팀을 신설하고 임원들에게 디자인경영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 ‘감성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홍익대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6개월간 디자인경영 과정을 공부하기도 한 박삼구 회장은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감(感)’이 중요하다”며 위로 날아오르는 듯한 모양의 윙 마크를 새 그룹 CI로 선포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대상㈜▼
대상㈜ 청정원은 2008년 10월 브랜드 아이덴티티(BI) 디자인을 12년 만에 교체했다. 젊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기 위해 산과 들, 강, 햇살을 형상화한 기존 로고의 곡선을 더욱 간결하게 정리했다.
‘청정원’ 활자도 다소 딱딱했던 스타일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필기체로 바꿔 현대적인 느낌을 살렸다. 색상도 젊은 여성 고객의 눈을 끌기 위해 전체적으로 맑고 깨끗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제품별 패키지 디자인도 조금씩 개선했다. 최근 출시한 ‘요리 통후추’에는 세라믹 그라인더를 붙여 후추를 직접 갈아 쓸 수 있도록 했다. ‘마시는 홍초’ 용기는 주부 소비자의 모니터 의견을 반영해 식용유 병 모양에서 와인 병 모양으로 바꿔 시각적인 재미를 배려했다. ‘컬러 팜’ 포장에는 전자레인지에 그대로 넣어 데울 수 있는 특수 코팅 재료를 쓰고 ‘이지 필(easy peel)’ 안전개봉 시스템을 도입했다. ‘맛선생 오색자연’ 패키지는 자연을 연상시키는 녹색으로 식물성 자연성분 이미지를 드러냈다.
이 회사는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7월부터 순창 고추장, 된장, 양념장, 김 등 4개 품목의 패키지 디자인 폰트를 영문으로 교체해 해외 시장에 출시한다. 김문기 패키지디자인 팀장은 “해외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 장점을 한국 제품 용기에 응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 개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포스코▼
포스코는 차갑고 딱딱한 제품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업이미지(CI)와 광고 디자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2001년 바꾼 CI에 딱딱한 필체의 영문 사명(POSCO)이 아닌 각기 독립적인 형태의 알파벳을 배치했다. 단 알파벳 ‘S’를 중심으로 좌우 단어들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 ‘조화와 화합’을 지향하는 기업 철학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또 환경 친화적인 CI를 부각시키기 위해 부드러운 파란색을 사용했다.
포스코의 광고전략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친근한 기업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받는 CI 부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0년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입니다’ 광고가 등장한 데 이어 2004∼2005년 ‘Fe(Friend, Future, Forever)’, 2006∼2007년 ‘세상은 함께 움직이는 것입니다’, 2007∼2008년 ‘오늘을 가꿔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올해 ‘마음을 열면 따뜻한 세상이 시작됩니다’ 등의 이미지 광고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2008년에 내놓은 광고는 친환경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이유로 한국광고홍보학회가 주관한 ‘올해의 광고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포스코 광고는 철강제품이 우리 생활 곳곳에 쓰이고 있음을 잘 드러내 친숙한 CI를 확산시키고 있다. 민영화된 기업으로 ‘소리 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