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 본사에서는 기업이미지(CI·Corporate Identity) 선포식이 열렸다. 이전에 사용하던 동양제철화학이라는 사명(社名)을 OCI로 바꾸면서 이에 걸맞은 새 회사의 ‘얼굴’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수영 회장과 백우석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글로벌 리딩 화학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다짐했다.
동양제철화학에서 이름을 바꾼 OCI는 ‘The Origin of Chemical Innovation’의 의미다. 새 로고는 OCI라는 영문을 ‘내일의 창’으로 시각화한 디자인 콘셉트를 담고 있다. 이 ‘내일의 창’ 디자인을 통해 세계와 미래(Future)에 대한 새로운 모습(Innovation)의 리더십(Leadership)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구현했다는 것이 OCI 측 설명이다.
OCI는 “기존 사명에는 제철, 화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핵심사업 영역에 대해 잘못 인식될 소지가 있었다”며 “사명 변경은 이를 없애는 한편 보수적인 이미지의 회사 이름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창사 35주년을 맞은 2004년부터 세계적인 명품 항공사로 발전하기 위해 ‘내 집과 같은 편안함’과 ‘새롭게 변화하는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새로운 기업이미지(CI) 구축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지앙프랑코 페레가 디자인한 유니폼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은 뉴 C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이기 위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올 5월 공개한 신형 항공기 B777-300ER는 모든 클래스에 새 좌석을 장착하고 주문형 오디오 비디오(AVOD)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일등석 좌석은 항공기 좌석 전문 업체가 설계한 ‘코스모 스위트’다. 나무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최대한 살려 탑승자가 숲에 있는 듯 편안한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했다. 프레스티지 석의 ‘프레스티지 슬리퍼’는 국내 항공사의 비즈니스 클래스로는 최초로 완전히 수평으로 누울 수 있도록 디자인해 탑승자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코노미석의 ‘뉴 이코노미’도 좌석 뒷면을 슬림화해 앞뒤 간격과 다리 공간을 넓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애경▼
생활용품 및 화장품을 생산하는 애경은 ‘모든 출발점은 소비자부터’라는 전제 아래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생활의 풍요로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 경영’을 펼친다는 전략을 세웠다. 디자인을 단순한 제품 장식이나 마케팅 요소로 보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제품 차별화를 위한 최고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
이를 위해 애경은 2007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독자적인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AK디자인센터’를 세웠다. 이곳에는 디자인팀과 포장개발팀 등 애경 제품의 모든 디자인 및 포장재 개발을 담당하는 팀들이 입주해 있다. 회사 측은 이 공간을 기업의 ‘혁신 엔진(Innovation Engine)’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이 디자인센터는 ‘소통을 통한 변화와 혁신 공간’이라는 기본 콘셉트에 맞춰 설계돼 있다. 자작나무 숲과 잔디와 원목으로 꾸며진 1층 쉼터는 혁신을 상징한다는 주황색을 기본 색상으로 삼았다. 건물 2층에는 애경 역사관을 마련해 애경의 과거 및 현재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STX그룹▼
STX그룹은 조선 산업을 중심으로 ‘디자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선실 디자인 브랜드인 ‘이노벨라(Inovella)’의 의장 등록 및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마쳤다. 올해 4월에는 STX유럽이 신개념 크루즈선 디자인인 ‘엑스트레이(exTray)’ 콘셉트를 발표했다.
STX조선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선실 디자인 브랜드 이노벨라는 ‘실용성’과 ‘미적 감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디자인이 적용된 선실은 해적이나 외부인의 무단 침입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인 ‘선실 계단 폐쇄 덮개’가 설치돼 있다. 이 덮개는 선박 계단 통로를 신속하게 폐쇄해 외부인의 침입으로부터 선실 구역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조타실 외곽은 크루즈선의 모습을 응용해 유선형으로 디자인해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미적인 감각을 더했다.
일반적으로 크루즈선이 최고급 객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객실이 발코니와 창문 없이 선박 아래쪽에 있는 데 비해 STX유럽이 발표한 ‘엑스트레이’ 디자인은 모든 객실이 바다를 향해 있고 발코니가 딸려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CJ▼
CJ제일제당은 친환경과 편리함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가 2월 출시한 ‘해찬들 고춧가루’는 기존의 파우치가 아니라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용기 뚜껑에 달려 있는 막대가 뚜껑을 열거나 닫을 때마다 고춧가루가 뭉치지 않게 풀어준다. 설탕, 조미료 등 다른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행복한 콩 두부’는 포장을 뜯기 어렵고 뜯을 때 물이 넘치던 기존 두부 포장의 단점을 개선했다. 쉽게 포장을 뜯을 수 있는 ‘이지 필(Easy Peel)’ 방식과, 포장을 뜯을 때 물이 흘러넘치지 않는 내압 포장방식을 적용했다.
장류 브랜드인 ‘해찬들’은 2007년 초 고추장 용기 디자인에 파격적으로 녹색 띠를 삽입했다. 당시 거의 모든 고추장 제품들이 붉은색으로 용기 색깔을 통일하며 고추장의 화끈하게 매운맛을 강조하던 것을 감안하면 이색적인 시도였다. 당시 해찬들은 브랜드 슬로건으로 ‘자연의 시간표대로’를 내놓고 자연이 빚어내는 장류의 맛을 그대로 담아내는 해찬들 장류 제품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패키지를 변경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