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에서 앙상블 커버 언더(스터디) 스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김선미 씨·32·서울 동작구 사당동)
A: 앙상블-합창과 군무 담당, 커버-주연배우 대역
뮤지컬에는 주연과 조연 배우만 있는 게 아닙니다. 뮤지컬 무대에는 여러 종류의 배우가 무대에 오르거나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선 앙상블은 뮤지컬에서 주요 배역을 맡지 않고 합창이나 군무를 맡은 배우를 뜻합니다. 7월 21일∼8월 30일 공연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앙상블이었던 페기 소여가 주연이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자 주연을 맡는 이야기입니다. 앙상블의 세계를 다루는 뮤지컬답게 이 무대에는 여자 16명, 남자 13명의 앙상블이 등장합니다. 대형 쇼 뮤지컬에서 앙상블은 작품의 질과 비주얼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작품의 여자 앙상블은 평균 신장 172cm라네요. 첫 장면에서 빨간 커튼이 올라가면서 앙상블 전원의 다리가 보일 만큼 외적 조건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커버(cover)’는 주연 배우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경우 투입되는 배우를 뜻합니다. 커버들은 주로 조연이나 앙상블 배우가 맡습니다.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내한공연 당시 팬텀 역의 브래드 리틀이 딱 한 번 공연에 못 섰는데, 앙상블 배우가 커버를 맡았죠. 뮤지컬 ‘그리스’에서는 각 앙상블이 주·조연 6개 배역을 맡고 있습니다.
‘언더’는 ‘언더 스터디’를 줄여 부르는 말입니다. 배역을 공부 중이라는 뜻이죠. 주로 주연배우와 함께 같은 배역으로 캐스팅되지만 ‘더블 캐스팅’급은 아닙니다. 무대 뒤에서 기다리다가 제작사가 기회를 주면 무대에 서는 거죠. 뮤지컬 칼럼니스트 조용신 씨는 “만약의 사고를 대비해 커버가 있다면 언더는 제작사에서 정기적으로 무대에 올릴 것을 염두에 두고 뽑는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량을 과시하면 주연보다 더 빛날 가능성이 있는 역할입니다.
‘스윙’은 앙상블을 맡은 배우들이 개인 사정으로 출연하지 못할 때 투입되는 배우입니다. 평소에는 전혀 무대에 서지 않는 ‘숨어 있는 한 사람’이죠. 각 공연에서는 남여 스윙 1명씩을 두고 있습니다. 앙상블의 ‘대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보다 ‘멀티 플레이어’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여러 앙상블의 춤과 위치를 모두 외우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순발력과 노련함을 갖춘 배우들이 스윙을 맡습니다.
‘맘마미아’에서는 2004년부터 신금숙 씨(35)가 스윙을 맡고 있습니다. 10년차 뮤지컬 배우인 신 씨는 앙상블 7명의 안무와 위치를 적어놓은 노트를 보며 매일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그는 “무대에 서지 않는 날이 더 많아 어떨 땐 공연이 끝난 뒤 ‘수고했다’라는 말을 듣기 힘들 때가 있다”며 “하지만 모든 앙상블 배역이 내 배역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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